[WEEKLY BIZ] 한국기업 진출, 건설 줄고 소비재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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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16 03:00

      [Cover story] 중동은 지금 국가개조 프로젝트 열풍

      1970년대 중동 공사 현장에 진출한 한국 근로자들은 매사 즉흥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중동 근로자들을 미국 거대 컴퓨터 회사 이름을 따 일명 'IBM'이라고 불렀다. 아랍 단어 '인샬랴(Inshallah·신의 뜻대로)', '부크라(Bukhra·내일)', '말리시(Malish·걱정 마)'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빠듯한 예산으로 칼같이 공사 기한을 맞춰야했던 국내 건설사들은 한밤중에도 횃불을 들고 이들과 야간 공사를 강행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1976년 당시 대한민국 국가 예산의 25% 에 해당하는 9억4000만달러 규모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건설 공사를 따냈다. 동아건설은 1984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 토목공사로 꼽힌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했다. 이렇게 이어진 '중동 특수(特需)'는 한국 경제 급성장의 주춧돌이 됐다.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8000억달러를 넘어선 지난달 기준, 중동지역 수주액은 4303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누적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동에서 한국은 지금도 환영받고 있다. 다만 건설사 일변도였던 중동 진출 국내 기업 리스트가 최근 소비재 관련 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추세다. 오일 머니를 풀던 중동 산유국 정부가 저유가 여파로 인프라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건설 부문 수주액은 다소 줄었다. 이 자리는 화장품·패션·정보통신 관련 기업이 메우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2006년 요르단에 매장을 내고 화장품 업계 최초로 중동에 진출했다. 현재 더페이스샵이 진출한 중동 국가는 7개국, 중동 내 매장은 80여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월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 '에뛰드하우스' 중동 1호점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내며 첫발을 디뎠다. 중동은 최근 여성 권리 신장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이랜드그룹은 제조유통일괄화(SPA) 패션 브랜드 '미쏘' 매장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열기로 하고, 현지 업체와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치안이 불안한 일부 중동 지역에서는 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감시카메라나 대테러장비 같은 방산·보안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코트라 시장조사팀 관계자는 "중동 전역에 걸쳐 높은 출생률과 급격한 외부 인구의 유입으로 소비 수요가 전 부문에 걸쳐 늘고 있지만, 이들은 대체로 저가 중국산 제품을 선호한다"며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국산 브랜드 인지도를 이용해 품질이 낫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