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트럼프, 反이란 親이스라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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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16 03:00

      [Cover story] 중동은 지금 국가개조 프로젝트 열풍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미주연구부장
      중동 국가들의 개조 개혁 성공 여부는 미국의 중동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미국이 중동 국가의 안보·경제 이해관계에 깊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정책은 크게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걸프 지역의 안전보장,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이다. 선명하게 분리하기는 어렵지만, 공화당은 석유 집산지 걸프 쟁점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민주당은 중동 분쟁의 심리적 근원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집중하곤 했다.

      굵직한 사건을 보면 이 추이가 드러난다. 공화당 레이건 정부 당시 이란·이라크전을 비롯, 부자(父子) 부시 정부는 각각 걸프전과 이라크전을 주도했다. 반면 민주당 카터 정부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수교를, 클린턴은 '두 국가 해법'의 모태가 된 오슬로 평화협정을 중재했다. 이렇듯 양당의 중동정책은 방향성에서 약간 차이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카터 정부 이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다. 반(反)이란·친(親)이스라엘 기조였다.

      이란, 제재 받아 경제 재건 어려워

      이 궤적과 다소 결이 다른 사례가 오바마 정부였다. 오바마 정부는 이란과의 핵합의(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를 통해 걸프 지역 세력균형을 추구했고, 정착촌 동결 등을 요구하며 전례 없이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이를 다시 뒤집었다. 지난 5월 8일, 이란 핵합의를 파기했고, 같은 달 14일에 주(駐)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둘 다 파격적이지만, 본질상 미국의 고전적 중동정책으로 회귀한 셈이다.

      그렇다면 향후 미국의 중동정책은 어떻게 전개될까? 미국 민주당은 지난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했다. 그러나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 몫으로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방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고비를 넘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전략노선을 검토하며 2년 후 재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핵합의 파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란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미국이 유리한 형국이다. 일방 파기로 인해 미국은 위신의 손상과 유럽의 반발이라는 부담을 감수해야 했지만, 대신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중동 내 동맹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제재 복원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한 이란은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 마냥 반미(反美) 저항을 독려하기엔 국민들의 생활고가 짙다. 3년 전 제재 해제 이후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온 터라 박탈감은 크다. 이를 간파한 백악관은 압박 수위를 서서히 높이며 이란의 굴복 또는 정치적 격변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사우디, 미국 업고 국가개혁 순항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친이스라엘 기조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사관 이전을 통해서 세게 각인시켰다. 이란 견제를 대가로 사우디 등 아랍 동맹국을 압박해서 팔레스타인 대의도 약화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필요한 몇몇 유대 자본가들의 정치자금을 기부받고 국내 보수 복음주의 진영의 지지 결집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한 사우디와 친미 중동국가들은 국가개조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