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외국인 관광객 1580만명 사상 최고… 두바이 은행, 중동 속속 장악… 스타트업 지원 '엑스포 라이브'에 세계 기업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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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16 03:00

      [Cover story] '어메이징 두바이' 마법의 도시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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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빛 기자
      1. 두바이 부활 동력 호텔·관광

      두바이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58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바이 정부는 공항에 도착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관광산업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다문화 사회이기에 공용어인 아랍어만큼 영어 사용자도 많아 외국인에게 언어 장벽이 낮다는 점도 두바이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두바이 최대 호텔 체인인 에마르 호스피탈리티그룹(Emaar Hospitality Group)의 올리비에 하니슈(Harnisch) 최고경영자(CEO)에게 관광지로서 두바이의 매력과 전망에 대해 물었다. 에마르 호스피탈리티는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와 세계 최대 규모 쇼핑센터인 두바이몰 등을 소유한 부동산 개발업체 에마르 프로퍼티즈가 지난 2007년 설립한 기업이다.

      현재 두바이에 호텔 14개와 중고가 레스토랑 매장 20여 곳을 운영 중이다. 하니슈 CEO는 "호텔 서비스업은 소비자의 경험을 창조하는 일이고, 목적과 기대치가 각기 다른 투숙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직원이 중요한 사업"이라며 "다문화 사회인 두바이는 인재 풀이 넓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호텔산업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20년 전만 해도 호텔은 서비스 표준화에 초점을 맞췄다. 어느 지점을 가도 모든 투숙객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최근 호텔업은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경향(personalization)이 두드러진다. 업무차 방문해 일을 마치고 호텔로 밤 11시쯤 돌아오는 고객은 주말을 맞아 두바이를 찾은 가족 여행객들과 비교할 때 기대하는 서비스와 요구 사항이 다르지 않겠나.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했고, 그만큼 시장이 세분화됐기 때문에 주고객층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이해해야만 한다."

      인접 중동 국가들로 호텔 확장 중

      ―기술 변화에 따른 영향은 없나.

      "오늘날 호텔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다. 요금, 위치, 온라인 후기다. 모든 고객이 전 세계에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여행 정보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곳에 후기를 남긴다. 여행객들이 호텔 광고보다 다른 여행객의 후기를 더 믿는 게 당연하지 않나. 800개 넘는 호텔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두바이에서 우리 그룹 산하 호텔이 등급별 트립어드바이저 평점 1위다. 다른 글로벌 호텔 체인을 모두 제쳤다.

      그럼에도 변치 않은 호텔업의 핵심 요소는 인간, 즉 좋은 직원이다. 트립어드바이저 후기 중 70%는 '하산이란 직원이 친절하게 나를 도와줬다'처럼 본인이 경험한 직원에 대한 평가다. 호텔을 차별화하는 요소는 결국 직원이란 뜻이다. 이전에는 '오리 통구이를 손질해서 서빙할 줄 아느냐' 같은 기술 보유 여부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대인관계나 상호작용이 원만한 좋은 인성과 성격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는 부분이 달라졌다."

      ―특별한 인재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인재 관리는 구인 단계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인의식과 서비스업에 적성이 맞는 사람을 채용하는 게 먼저고, 그다음은 교육과 훈련이다. 출신지, 성별 등 인재 다양성도 중요하다. 우리는 그런 점에서 유리한 편이다. 두바이만 해도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외국인과 이민자다. 인재 풀을 넓히고 호텔에도 회계·홍보·기획 등 다양한 직무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학교를 찾아다니며 설명회도 진행한다."

      ―해외 확장 계획은.

      "두바이뿐만 아니라 아부다비, 샤르자 등 이웃한 아랍에미리트(UAE) 국가들에 호텔을 추가로 짓는 중이다.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바레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2. 두바이 부활 동력 금융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 부합하는 금융 체계인 ‘이슬람 금융’의 역사는 사실 그다지 길지 않다. 최초의 이슬람 금융사는 1975년 두바이에 설립된 두바이이슬람은행(DIB). 20세기 후반 들어 서구화와 수익 추구 중심인 서구식 금융제도에 대한 반발이 중동 지역에 팽배해진 상황에서 재빠르게 편승했다. 두바이는 아부다비와 함께 금융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는 이슬람 국가 중 하나이다. 지정학적 이점을 살리되 해외 출신 인재를 적극 기용해 중동의 금융 허브 자리를 노리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 종교적 전통을 강조하는 중동 강국의 소매 금융시장 역시 두바이 금융기관들의 목표물이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자본’은 빌리는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하고, 결과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없다. 기업금융 측면에서도 한 번 투자하면 생산 과정이 끝날 때까지 손익을 계산하지 못한다. 예컨대 서구식 금융제도에서는 대출 대상이 망하더라도 채권자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반면 이슬람 금융에서는 투자자가 수익뿐만 아니라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이슬람 금융사는 투자자의 자금을 기업에 투자해 운용 보수를 얻는다. 소매 금융에서는 대출이 아닌 금융기관이 대신 자산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현금이 부족한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다면 은행이 보유한 자금으로 자동차를 구입해 이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붙인 가격에 판매하고 할부로 대금을 받는 방식이다. 국제 관행과 다른 독특한 셈법에도, 이슬람 금융이 확산되는 속도는 무시하기 어렵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앤영 보고서에 따르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의 이슬람 금융 자산 규모는 2010년대 들어 연평균 16%씩 늘어났다. 중동 지역 금융시장의 3분의 1이 이슬람 금융으로 대체됐다.

      민간 기업 자금 수요 점점 늘어나

      두바이 최대 금융 그룹인 에미레이트NBD의 셰인 넬슨(Nelson)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금융시장의 최대 기회 요인은 다변화 추세”라고 설명했다. 넬슨 CEO는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는 정부가 주도해 오일머니를 투입한 사회 기반 시설 건설 사업이 주를 이뤘는데, (정부들의 기조가 변하면서) 앞으로는 중소기업을 포함해 민간 기업들이 참여할 여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금융사들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에미레이트NBD는 소매 금융과 자산 관리 서비스 등 상업은행,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업무, 신용카드업까지 망라하는 두바이 최대 종합 금융사다. 지난 2007년 당시 두바이 2위, 4위 금융사였던 에미레이트뱅크인터내셔널(EBI)과 두바이국민은행(NBD)이 합병해 탄생했다. 2017년 말 기준 자산 규모가 약 1280억6200만달러로 퍼스트아부다비은행(1821억3100만달러)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2위 금융사다.

      에미레이트NBD는 UAE 전역에서 1~2위 자리를 유지하는 한편 이집트에 이어 인근 국가로 진출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올해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다. 사우디 항구 도시인 제다에 1호 영업점을 열고, 코바와 수도 리야드 등 다른 도시로 점차 지점을 늘릴 예정이다. 중동·아프리카 시장 확장을 위한 포석이다. 올해 5월에는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로부터 터키 5위 은행인 데니즈방크를 32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 두바이 부활 동력 스타트업

      두바이 정부는 2020년 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하는 스타트업·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 ‘엑스포 라이브(Expo Live)’를 시작했다. UN에서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을 구현하는 스타트업을 골라 연구·개발(R&D)과 기업 운영에 쓸 지원금을 10만달러씩 제공한다. 아랍권 국가는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 북미 지역 스타트업까지 몰려들고 있다.

      엑스포 라이브 프로그램 지원을 받은 에너전(Enersion)은 화력발전소나 제조업 공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동력으로 활용해 추가 에너지원과 환경오염 없이 냉방·냉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캐나다 스타트업이다. 하니프 몬타제리 에너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비용을 더 아끼고 시장에 출시하는 걸 도울 협력사들을 물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상업화가 눈앞에 왔다는 얘기다. 그는 “엑스포 라이브 후원 결정 이후 추가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캐나다 정부를 비롯, 더 많은 지원과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역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염생농업국제연구소(ICBA)는 두바이에 거점을 둔 농업연구소다. 이슬람개발은행(IBD) 주도로 1999년 설립됐다. 디오니시아 앙겔리키 라이라(Lyra) ICBA 연구원은 “담수와 농업에 알맞은 토지가 부족한 사막 지대에서도 키우기 쉬운 품종, 특히 염분에 저항력이 강한 염생식물을 연구·개량하고 있다”고 말했다. 퀴노아, 샘파이어(해안 바위에서 자라는 미나리과 식물), 샐리코니아(명아주과 식물) 등 염분기 있는 물이나 재처리한 하수, 해수로 키울 수 있는 식용 식물과 곡물 품종을 연구하고 이 재료를 활용한 식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인재 두바이 창업 지원

      비산유국인 두바이는 금융·부동산 개발, 유통 등 서비스업 육성에 집중해 성공을 거뒀지만, 금융 위기로 세계경제와 자본시장이 얼어붙자 한계를 체감했다. 두바이 정부는 지식 기반 산업과 고부가가치 지식 산업 육성으로 관심을 돌렸다. 두바이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인근 다른 중동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포용성. 통상 자국민 국내 창업에 집중하는 풍토와 달리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과 창업가들에게도 투자와 경제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화적 다양성이 높고 유럽 등 선진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영어 사용 인구가 많은 점 등을 앞세워 외국인이 두바이에서 창업하는 작업을 적극 지원한다.

      스타트업 육성 정책의 중심축은 지난 2016년 출범한 두바이미래재단이다. 10억디르함(약 3100억원)이 투입되는 장기 사업이다. 사무 공간 등 물리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컨설팅·투자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유망한 스타트업에는 정부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한다.

      이에 대해 셰이크 함단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Al Maktoum) 두바이 왕세자 겸 두바이 최고집행위원회 의장은 “두바이를 훌륭한 아이디어와 선진 기술을 가진 전 세계 (창업가·스타트업)의 테스트베드로 바꾸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미래재단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교통·경찰·교육·통신 당국과 수전력청 등 7개 정부 부처와 기관이 공고한 정책 과제에 도전할 수 있다.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재단이 제공하는 사무 공간과 실험 시설 등을 무료로 사용해, 사업 아이디어를 구현하면 된다. 출범 이후 전 세계에서 150개에 육박하는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이 중 74%가 두바이 정부 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