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두바이 엑스포'… 다시 솟구친다

입력 2018.11.16 03:00

[Cover story] '어메이징 두바이' 마법의 도시에 가보니

축구장 200개 쇼핑몰 실내 스키장·인공섬… 부르즈 칼리파보다 더 높은 빌딩 짓는 중
영어·스페인·독어 등 만국어가 다 통용 이슬람 첫 엑스포 유치 세 번째 도약 눈앞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중심가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 면적 50만2000㎡로 축구장 200여개를 합친 크기다. 1200여개 매장이 입점했고, 매년 1억명이 찾는 두바이 최고 명소 중 하나다. 두바이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세계 최고층(163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도 두바이몰과 연결된다. 지난달 찾은 이곳에선 현지어는 물론 영어·스페인어·독일어·중국어가 수시로 들렸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과 쇼핑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쇼핑 매장과 더불어 수족관, VR(가상현실) 공원, 매일 벌어지는 분수쇼와 야경이 어우러진 곳이다. 그 밖에도 실내 스키장인 스키두바이와 야자수 모양으로 조성한 세계 최대 인공섬 팜주메이라(Palm Jumeirah) 등이 장관을 연출한다.

AI·3D 프린팅 등 육성해 도약 날개짓

두바이는 '사막의 기적'으로 불리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오는 2020년 개최될 엑스포를 계기로 '미래 도시 두바이'라는 청사진을 전 세계에 선전할 채비 중이다. 부르즈 칼리파(높이 828m)보다 100m 높은 새로운 세계 최고층 건물 '더 타워'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엔 AI(인공지능) 담당 장관직을 신설했다. 세계 최초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사무용 건물을 짓고, 2025년까지 신규 건물 중 4분의 1을 3D 프린팅 기술로 세우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경찰관 없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경찰서, 자율주행 로봇순찰차,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자동 출입국 심사, 드론 기술을 이용한 항공택시 등 두바이는 '사막의 기적'에서 '중동의 보석', '중동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두바이는 UAE 최대 도시로 꼽히지만, 전체 인구는 300만명 안팎. 주민 열에 여덟은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다. 영토는 3885㎢(인공섬 포함시 약 4110㎢)로, 서울의 6.5배다. 이웃 국가인 아부다비가 원유에 기반한 탄탄한 자금줄을 자랑한다면, 두바이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 무역업으로 경제 기반을 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란 등 주요 산유국들과 가깝고 페르시아만에 면한 덕이다. 마이크로소프트·IBM·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동·아프리카 본사를 두바이에 둘 정도다.

개발 열풍을 타고 마천루를 일군 두바이는 아랍 경제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홍역을 앓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칼리파는 모래 위에 쌓아올린 두바이 번영을 상징하는 건물이자, 한때 두바이 경제가 추락했던 흔적이다. 고(高)유가와 호황에 힘입은 두바이의 부동산 개발 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유가가 곤두박질치자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락한 탓이다. 부존자원과 제조업 기반이 없고 내수시장이 작은 두바이 경제는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정부는 부도 위기에 몰렸다. 각종 건축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결국 두바이 정부는 아부다비 정부와 아랍에미리트중앙은행으로부터 200억달러(약 22조8000억원) 규모 구제금융을 받았다. 당초 '두바이 탑'이란 뜻인 부르즈 두바이(Burj Dubai)로 불리던 건축물은 아부다비 국왕의 이름을 딴 부르즈 칼리파로 명패를 바꿔달았다.

이미지 크게보기
2017년 12월 우리나라 첫 원전 수출 작품인 UAE 바라카 원전 앞에 선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중공업 직원들. /조선일보 DB
엑스포 개최 맞춰 공항·철도 대대적 보수

두바이는 이슬람 국가 최초로 엑스포를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중동의 금융·무역 허브(중심) 위치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란 등에 비해 서방 국가들과 관계가 원만하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보다 안정적인 정치 상황,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개방적인 사회 문화, UAE의 자금력 등을 내세워 글로벌 기업과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두바이 정부는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도시 전체를 재단장하는 한편, 해외 유망 스타트업·벤처기업을 유치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 중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4.4㎢ 부지를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인근 알막툼국제공항과 공항철도를 비롯해 각종 사회 기반 시설 건설과 보수에 81억달러(약 9조2000억원) 이상 투입할 예정이다.

마르잔 파라이두니 2020두바이엑스포조직위원회 유산·개발 본부장은 "전 세계인을 두바이로 맞이하는 이번 엑스포는 지난 50년 동안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엑스포 유치가 확정됐을 때는 그야말로 전 도시가 환호했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엑스포를 마친 후에는 '디스트릭트 20'이란 이름으로 전시장으로 사용한 건물의 80% 이상을 주거와 기업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Cover story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