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사막의 마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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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16 03:00

      [Cover story] 금융위기 딛고 다시 우뚝 선 두바이엔 엑스포, 카타르엔 월드컵… 사우디엔 서울 44배 스마트도시가

      두바이 기적의 주역 셰이크 무함마드 국왕.
      중동 한가운데 있는 작은 나라 두바이(Dubai). 아랍어로 '메뚜기'란 뜻을 지닌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UAE) 7개 토후국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막의 기적'을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 '작은 거인'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섬 '팜 아일랜드', 5개 슬로프가 있는 사막 위 스키장 '스키 두바이',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세계 최고 건물 부르즈 칼리파, 돛단배 모양을 한 세계 유일 7성급 호텔 부르즈 알아랍,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두바이를 건설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았다.

      모래사막에 물을 끌어들여 '바벨탑'을 쌓아올리던 두바이에 10년 전 위기가 찾아왔다. 숨 가쁘게 이어지는 투자에 수반된 금융 비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급증, 한때 국가 부도 위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이웃 토후국 아부다비에서 가까스로 긴급 자금을 빌려 위기를 탈출했다. 그 충격으로 한동안 과거의 그 놀라운 성장은 끝난 듯했다. 하지만 두바이에는 저력이 있다. 2020년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면서 잠시 접어뒀던 각종 프로젝트를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두바이 부흥을 이끈 선구자 셰이크 무함마드 국왕 역시 강력한 추진력을 재장전하고 달려가고 있다.

      2030년 내다보는 중동 국가들

      두바이만이 아니다. 중동 국가들의 시선은 모두 2030년 이후에 맞춰져 있다. 사우디의 '비전 2030', 아부다비의 '경제비전 2030', 쿠웨이트의 '뉴 쿠웨이트 2035' 등은 중동 국가들이 '석유 없는 경제'를 넘어 아예 새로운 국가로 환골탈태하겠다는 계획과 일정을 담은 청사진이다. 중동 국가의 지도층과 지식인들은 1970~1980년대에 경제 구조를 바꿀 기회를 놓쳤다고 반성하고 있다. 당시 고유가 시절이 이어졌지만 중동 정치 지도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물 밀듯 들어오는 외화와 급격한 성장세에 안주해 경제 개혁에 무관심했다.

      경제 체질 개선의 성패는 정권의 생존과 직결된다. 중동 주요 국가들은 연평균 2%에 달하는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아랍노동기구(AOL) 통계에 의하면 이스라엘까지 포함한 아랍 및 중동의 인구는 100년간 8배 넘게 늘어 5억7400만명에 달했다. 이에 반해 실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업이나 연구개발 산업은 발전 속도가 더디다. 그동안 국가기관이 유전자원을 직접 개발하거나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25%를 넘어선 청년 실업률은 심각한 수준이며, 보수적인 문화 탓에 여성 실업률도 23%에 달한다. 경제를 개혁해 실업률을 낮추지 않으면 곧 '제2의 아랍의 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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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의 경제 기적’ 두바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극복하고 부활의 몸짓을 하고 있다. 위 사진은 두바이의 고급 요트 정박지 ‘두바이 마리나’의 ‘꽈배기 빌딩’으로 알려진 카얀타워(가운데)와 두바이 메리어트 하버호텔 등 빌딩 전경. /게티이미지
      석유 대신 IT·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먹거리

      그래서 중동 국가의 변신 발걸음은 빠르다. 달라진 모습을 외부 손님들에게 점검받을 수 있는 전 지구적인 행사도 줄지어 서 있다. '불가능은 없다'는 자세로 행사를 치르겠다는 '엑스포 2020 두바이'는 그 서막이다. 부르즈 칼리파를 넘어 새롭게 세계 최고층 건물 자리에 오를 '더 타워'가 엑스포 개막에 맞춰 두바이 스카이라인을 또 한 번 바꾼다. 2년 후에는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이다. 카타르는 월드컵이 열렸던 나라 가운데 가장 작을 뿐 아니라, 여름철 평균 기온이 가장 높다.

      사우디는 2025년에는 세계 최대 스마트도시 '네옴(NEOM)'을 선보인다. 면적이 2만6500㎢로 서울의 44배다. 이집트와 요르단에 인접한 사우디 북서부 황야를 로봇연구·생명공학·식품공학 등 첨단 기술과 오락·미디어·연구 시설을 갖춘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키스 마틴 네옴 운영총괄본부장은 "네옴은 사우디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사법·행정 체계를 갖출 것"이라며 "단순한 자유경제구역이나 특별자유구역이 아닌 중국 속의 홍콩과 비슷하게 '국가 안의 국가'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