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장룬 칭화대 법학원 교수는 안방(安邦)보험·HNA·화신(華信)에너지·다롄완다(大連萬達)·밍톈(明天) 등 대기업 창업자들이 최근 겪는 어려움에 대해 "공권력이 사유재산권을 멋대로 박탈하는 악성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평한다. 금융 당국은 지난 6월 안방보험 지분 98.23%의 소유주를 국유기업인 중국보험보장기금유한공사로 바꿨다. 2004년 자동차 보험 판매로 시작해 안방보험을 자본금 기준 중국 1위, 자산 기준 중국 3위, 2017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139위)으로 키운 우샤오후이(吳小暉) 창업자의 소유권이 공식 박탈된 것이다. 우샤오후이는 지난해 6월 불법 자금 모집 혐의 등으로 체포돼 올 5월 징역 18년형과 105억위안의 재산 몰수를 선고받은 상태다. 당국은 안방보험과 중국 최대 민영 에너지 업체 화신에너지 창업자의 경영권 박탈을 두고 "블랙스완(예측 못 한 위기)을 못 날게 하기 위해서 폭탄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안방·HNA·완다 등은 '정부 실세와의 관시(關係)'가 부각된 기업이기도 하지만, 호텔·부동산·엔터테인먼트 등에 자금을 쏟아부었던 공통점도 있다. 중국 정부는 금융 위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2017년에 이 부문들을 해외 투자 제한 대상으로 지목해 규제하고 있다. 3년 연속 중국 최고 부호에 올랐던 왕젠린 완다 회장은 지난해 핵심 자산을 매각한 후 "중국 정부의 지침에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015년 10월 30일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서 "완다 자본은 고생해서 번 돈이다. 투자하고 싶은 곳에 투자할 수 있다. 기업에 투자 자유권이 없다면 그 사회는 자유와 공정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