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안아 올리다가 엉덩방아… 남자가 더 위험

    • 양규현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입력 2018.10.19 03:00

[CEO 건강학] (42) 고관절 골절

60대 중반 박모씨는 네 살짜리 손자를 안아 올리다가 무게중심을 잘못 잡고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통증이 심해 바로 병원을 찾았더니, 낙상으로 인해 고관절 주위에 골절이 발생했으며 중증 골다공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고관절 주위 골절은 1년에 4만 건가량 발생한다. 노년기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요소다.

노년기에 발생하는 고관절 주변부 골절은 통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골절이 증가하는 연령도 남성은 여성보다 5~10년 정도 늦게 시작된다. 그러나 골절 후 사망까지 이어지는 환자는 남성이 많다. 고관절 골절 이후 생존할 확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1.3~1.5배나 높다. 여성은 고관절 골절을 겪은 뒤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17.3%인 데 비해 남성은 22.6%다. 남성이 골절 이후 여러 합병증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성 환자들은 골절로 수술을 받은 후 치료에 소홀한 게 한 원인이다. 수술 후 완쾌될 때까지 통원 치료를 받으러 오는 비율을 '외래 귀환율'이라고 하는데 남성이 여성에 비해 떨어진다. 외래 귀환율은 골절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주 중요하다. 고관절 주변에 골절이 생겼던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 비해 반대쪽 다리 건강한 고관절 주위에 또다시 골절이 생길 확률이 5배 이상 높다. 두 번째 골절을 예방하려면 지속적인 생활 지도와 필요할 경우 골다공증 약 처방이 필요하다. 만약 반대쪽 고관절에도 골절이 발생하면 걸음걸이가 더 불편해져 누워서만 지내거나 휠체어를 타야 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망률도 1차 골절 때보다 더 높다.

남성이 여성보다 골격이 크고 골량이 높다는 장점만 믿고 골다공증 예방에 소홀한 것도 문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당뇨나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 흡연, 지나친 음주, 류머티즘 관절염, 비타민D 부족, 호르몬 질환 등이 원인이 되는 '2차성 골다공증'도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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