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0.19 03:00
'보이스 제국' 노리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스마트폰 앱 대신 AI 스피커 시대… 말로 명령하면 모든 사물이 척척
가전에 주택까지 기존업체들 초긴장
"알렉사(Alexa), 팝콘 튀겨줘!"
지난 9월 아마존이 예고한 음성인식 전자레인지가 다음 달 14일 출시된다. AI(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와 무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음성 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다. 가격은 59.99달러(약 6만8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안에 팝콘을 넣어 둔 뒤 알렉사를 통해 음성으로 명령하면 원격 조종으로 튀겨지는 방식이다. 팝콘을 몇 번이나 튀겼는지 정보를 알렉사에 알려줘, 팝콘이 떨어질 때쯤 자동으로 주문하는 기능도 담겨 있다.
지난 9월 아마존이 예고한 음성인식 전자레인지가 다음 달 14일 출시된다. AI(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와 무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음성 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다. 가격은 59.99달러(약 6만8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안에 팝콘을 넣어 둔 뒤 알렉사를 통해 음성으로 명령하면 원격 조종으로 튀겨지는 방식이다. 팝콘을 몇 번이나 튀겼는지 정보를 알렉사에 알려줘, 팝콘이 떨어질 때쯤 자동으로 주문하는 기능도 담겨 있다.

당시 아마존은 이 음성인식 전자레인지를 포함, 가전제품 14종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음성인식 벽시계, 스마트 플러그, 자동차용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보안 기기… 대부분 10만원 이하 저가 기기로 아마존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를 중심으로 작동하도록 짜여 있다.
29.99달러(약 3만4000원)짜리 벽시계는 "알렉사, 30초 세어 줘"라고 말하면 LED(발광다이오드) 램프 60개 중 30개가 켜졌다가 차례로 꺼진다. 여름에 한시적으로 표준시보다 1시간 일찍 시간을 맞추는 서머타임 제도도 자동으로 적용한다. "아침 6시 반에 깨워줘"라고 말하면 그 시간에 알람이 켜진다.
에코 오토(49.99달러)는 자동차에서 쓰는 스마트 스피커로 길 안내는 물론 음악·뉴스·오디오북을 들려주고, 집에 도착할 때쯤 실내 전등과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다. 스마트 플러그 역시 말로 전원을 연결·차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마존 가전' 전략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해서가 아닌 음성으로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새로운 플랫폼 구축, 이른바 '보이스(voice)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앱 시장을 뛰어넘는 음성인식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시대에서 AI 스피커 시대로
IT(정보기술) 시장 주도권은 PC(개인용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제 다시 AI 스피커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그 저변엔 속도가 있다. 스마트폰으론 1분에 보통 40개 단어를 입력할 수 있는 반면, 음성으로는 150단어까지 입력할 수 있다. 말로 명령을 내리는 동안 손으로는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미 공영방송 NPR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AI 스피커가 보급되면서 이 기기 사용자 중 34%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AI 스피커 시장 1위는 물론 아마존 알렉사다. 점유율이 41%에 달한다. 다음이 구글, 알리바바, 애플 순. 알렉사는 2014년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그냥 참신한 가정용 스피커 정도로 통했지만 갈수록 기능이 더해지면서 점점 생활필수품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유기농 식품 유통 업체 홀푸즈를 인수한 뒤 매장 입구에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 스피커를 진열하고 "신선한 아마존 에코 사세요"라면서 판매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블랙프라이데이엔 '알렉사 전용 특가 상품'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아마존이 알렉사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아마존이 꿈꾸는 '만물상(everything store)' 건설을 실현해 줄 플랫폼으로 보기 때문이다.
세력 확장하는 '보이스 앱'
알렉사는 음성 명령을 데이터로 저장한다. 음악·영화 취향, 쇼핑 습관, 질병 여부 등을 다 알고 있는 셈이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광고를 내면 사용자는 그 안에서 영화를 보고 제품을 사며 일상을 영위한다. 우유가 떨어지면 우유를, 특정한 기념일에는 케이크를, 다 써 가는 세제나 화장지까지 알아서 주문해준다. 옷감별로 다른 세제를 추천할 수도 있다.
알렉사로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고객은 그냥 일반 아마존 고객보다 연 70%를 더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은 스마트폰 앱 시장처럼 알렉사용 앱 시장 '스킬(Skill)'도 만들었다. 지난 9월 기준 등록된 스킬 프로그램은 5만개에 달한다. 명상 도우미 '스킬'인 '헤드스페이스'는 "명상할 준비 됐어"라고 말하면, 명상 음악과 명상 수련법이 AI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명상 시간도 저장된다.
29.99달러(약 3만4000원)짜리 벽시계는 "알렉사, 30초 세어 줘"라고 말하면 LED(발광다이오드) 램프 60개 중 30개가 켜졌다가 차례로 꺼진다. 여름에 한시적으로 표준시보다 1시간 일찍 시간을 맞추는 서머타임 제도도 자동으로 적용한다. "아침 6시 반에 깨워줘"라고 말하면 그 시간에 알람이 켜진다.
에코 오토(49.99달러)는 자동차에서 쓰는 스마트 스피커로 길 안내는 물론 음악·뉴스·오디오북을 들려주고, 집에 도착할 때쯤 실내 전등과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다. 스마트 플러그 역시 말로 전원을 연결·차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마존 가전' 전략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해서가 아닌 음성으로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새로운 플랫폼 구축, 이른바 '보이스(voice)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앱 시장을 뛰어넘는 음성인식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시대에서 AI 스피커 시대로
IT(정보기술) 시장 주도권은 PC(개인용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제 다시 AI 스피커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그 저변엔 속도가 있다. 스마트폰으론 1분에 보통 40개 단어를 입력할 수 있는 반면, 음성으로는 150단어까지 입력할 수 있다. 말로 명령을 내리는 동안 손으로는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미 공영방송 NPR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AI 스피커가 보급되면서 이 기기 사용자 중 34%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AI 스피커 시장 1위는 물론 아마존 알렉사다. 점유율이 41%에 달한다. 다음이 구글, 알리바바, 애플 순. 알렉사는 2014년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그냥 참신한 가정용 스피커 정도로 통했지만 갈수록 기능이 더해지면서 점점 생활필수품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유기농 식품 유통 업체 홀푸즈를 인수한 뒤 매장 입구에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 스피커를 진열하고 "신선한 아마존 에코 사세요"라면서 판매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블랙프라이데이엔 '알렉사 전용 특가 상품'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아마존이 알렉사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아마존이 꿈꾸는 '만물상(everything store)' 건설을 실현해 줄 플랫폼으로 보기 때문이다.
세력 확장하는 '보이스 앱'
알렉사는 음성 명령을 데이터로 저장한다. 음악·영화 취향, 쇼핑 습관, 질병 여부 등을 다 알고 있는 셈이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광고를 내면 사용자는 그 안에서 영화를 보고 제품을 사며 일상을 영위한다. 우유가 떨어지면 우유를, 특정한 기념일에는 케이크를, 다 써 가는 세제나 화장지까지 알아서 주문해준다. 옷감별로 다른 세제를 추천할 수도 있다.
알렉사로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고객은 그냥 일반 아마존 고객보다 연 70%를 더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은 스마트폰 앱 시장처럼 알렉사용 앱 시장 '스킬(Skill)'도 만들었다. 지난 9월 기준 등록된 스킬 프로그램은 5만개에 달한다. 명상 도우미 '스킬'인 '헤드스페이스'는 "명상할 준비 됐어"라고 말하면, 명상 음악과 명상 수련법이 AI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명상 시간도 저장된다.

AI 스피커 탑재한 가전·주택도 직접 생산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은 알렉사 영향력 확대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알렉사를 전자 기기에 탑재하는 개발 과정을 쉽게 해준다. 덕분에 알렉사 음성 명령을 내장한 전자 기기는 전 세계 3500여개사 2만여 제품에 이른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전자 기기를 만들어 알렉사 플랫폼이 더 빨리 퍼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속셈이다.
지금은 벽시계나 스피커 정도지만 앞으로 청소기와 냉장고, 세탁기, 전등까지 아마존이 외부 가전 생산 업체와 손잡고 아마존 이름으로 온갖 가전제품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이 지난달 말 건축 회사 플랜트 프리패브에 투자하도록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을 지을 때부터 초인종, 온도 조절 장치, 전등,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에 알렉사를 심어 아예 '아마존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것. 집 전체를 아마존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처럼 아마존이 가전 산업으로 발을 들이면서 기존 가전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다양한 실내 가전을 음성인식 플랫폼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이미 LG전자('씽큐허브')나 삼성전자('빅스비')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가전 업체인 샤오미 역시 잡다한 자사 제조 전자 기기를 음성으로 조종하는 '샤오 AI'를 올 초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이미 아마존과 손잡고 자사 냉장고를 알렉사로 가동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마존이 이 제휴를 끊고 직접 '알렉사 냉장고' 생산에 뛰어들면 어떻게 처지가 바뀔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아마존 보이스 제국' 건설이 목표
미국 IT 조사 기관 가트너의 베르너 고츠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알렉사를 탑재한 가전 기기를 팔아 수익을 얻겠다기보다는 알렉사를 널리 확산시켜 충성스러운 사용자를 대거 확보한 다음, 그들을 아마존 생태계 안에 평생 머물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5년 창업한 아마존이 유통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건 손실을 감내하면서 최저가와 초고속 배송을 고집, 결국 아마존에서 안 사고는 못 배기도록 고객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은 "알렉사 전자 기기는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일 뿐"이라고 평했다. IT 전문 매체 지디넷은 "아마존은 사용자들이 알렉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은 알렉사 영향력 확대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알렉사를 전자 기기에 탑재하는 개발 과정을 쉽게 해준다. 덕분에 알렉사 음성 명령을 내장한 전자 기기는 전 세계 3500여개사 2만여 제품에 이른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전자 기기를 만들어 알렉사 플랫폼이 더 빨리 퍼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속셈이다.
지금은 벽시계나 스피커 정도지만 앞으로 청소기와 냉장고, 세탁기, 전등까지 아마존이 외부 가전 생산 업체와 손잡고 아마존 이름으로 온갖 가전제품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이 지난달 말 건축 회사 플랜트 프리패브에 투자하도록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을 지을 때부터 초인종, 온도 조절 장치, 전등,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에 알렉사를 심어 아예 '아마존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것. 집 전체를 아마존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처럼 아마존이 가전 산업으로 발을 들이면서 기존 가전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다양한 실내 가전을 음성인식 플랫폼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이미 LG전자('씽큐허브')나 삼성전자('빅스비')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가전 업체인 샤오미 역시 잡다한 자사 제조 전자 기기를 음성으로 조종하는 '샤오 AI'를 올 초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이미 아마존과 손잡고 자사 냉장고를 알렉사로 가동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마존이 이 제휴를 끊고 직접 '알렉사 냉장고' 생산에 뛰어들면 어떻게 처지가 바뀔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아마존 보이스 제국' 건설이 목표
미국 IT 조사 기관 가트너의 베르너 고츠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알렉사를 탑재한 가전 기기를 팔아 수익을 얻겠다기보다는 알렉사를 널리 확산시켜 충성스러운 사용자를 대거 확보한 다음, 그들을 아마존 생태계 안에 평생 머물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5년 창업한 아마존이 유통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건 손실을 감내하면서 최저가와 초고속 배송을 고집, 결국 아마존에서 안 사고는 못 배기도록 고객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은 "알렉사 전자 기기는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일 뿐"이라고 평했다. IT 전문 매체 지디넷은 "아마존은 사용자들이 알렉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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