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수퍼 + 약국 + 빨래 + 은행 + 헬스 + 숙박 + 자전거… 없는 게 없다, 못할 게 없다… 일본 편의점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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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0.05 03:00

      日 3대 편의점의 변신

      일본 지바현 마쓰도시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지난해 새 단장을 했다. 일부 진열대를 줄이고 냉동식품 저장 공간을 늘렸다. 계산대 부근도 넓혀 닭튀김이나 오뎅 같은 간편 식품 조리 공간으로 삼았다. 이곳뿐 아니라 다른 전국 지점에서도 재단장이 한창이다. 상반기까지 세븐일레븐 일본 내 점포 2만여 곳 중 1600여 곳을 이렇게 개조했고, 2021년까지 그 규모를 1만여 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973년 창업 이후 4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패밀리마트는 지난 2월 도쿄 한 편의점 2층에 '피트앤드고(Fit&Go)'라는 피트니스센터를 열었다. 3월엔 지바현에 '패밀리마트 런드리(Famima Laundry)'로 이름 붙인 동전 빨래방 1호점도 개장했다. 피트앤드고는 5년 내 300곳, 패밀리마트 런드리는 2019년 말까지 50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편의점 강자 로손은 지난달 '로손뱅크' 출범식을 갖고 이달부터 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금융담당성은 로손뱅크 면허 취득 자리에서 "은행 업무가 다양하게 변해가는 시대"라면서 "이용자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은행 신규 진출은 7년 만이며 소매업종으로는 세븐은행, 이온은행에 이어 3번째이다. 일본 편의점업계들이 저마다 새로운 사업 분야를 계속 발굴하면서 변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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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손뱅크’ 로고(위에서 셋째). 이달 15일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사 JTB의 체크인 기기(다섯째). 일본 지바현에 있는 동전빨래방 ‘패밀리마트 런더리’(여섯째). 1층엔 편의점, 2층엔 피트니스 센터가 있는 패밀리마트 도쿄 오타나가하라점(여덟째). / 각 사
      ①세븐일레븐

      '나카쇼쿠' 소비층에 집중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주요 고객이 남성 위주에서 직장 여성과 고령층으로 확산하면서 구매 패턴이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나카쇼쿠(中食·가정 간편식) 수요 증가다. 나카쇼쿠는 '외식'과 가정에서 조리하는 '내식(內食)' 중간쯤 되는 개념으로 조리가 필요 없는 간편식을 가리킨다. 냉동식품이 대표적인 상품군이다. 세븐일레븐 재팬에 따르면 2006년과 2016년 품목별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냉동식품은 5배, 카운터 상품(계산대 옆에서 주문을 받아 조리해 주는 간편식)은 2.5배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만두나 볶음밥류에 머무르던 냉동식품 개념을 확장했다. 오카다 나오키 세븐일레븐 상품구매담당은 "냉동식품을 그대로 식탁에 올리는 데 심리적인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신선 식품을 잘게 잘라 조리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상품을 집중 개발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베이컨과 시금치, 고기를 넣어 잘게 자른 야채를 조합해 냉동한 다음 파스타나 오믈렛 재료로 쓸 수 있게 하거나, 냉동 과일 역시 요구르트와 탄산수에 첨가해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해 내놓은 식이다. 소자이(惣菜·반찬류)에 가까운 냉동식품인 셈. 일본소자이협회에 따르면 일본 소자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555억엔(약 98조3921억원)에 달했는데 구입 경로로 세분하면 편의점이 32.1%, 수퍼마켓 26.1%, 대형 할인점 9.2%, 백화점 3.6% 등이었다. 닛세이기초연구소 구가 나오코(久我尙子) 주임연구원은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편의점이 나카쇼쿠 부문을 강화함으로써 편의점의 수퍼마켓화가 한층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편의점업계에서 오랫동안 점포 수와 하루 1점포당 매출액에서 다른 편의점을 크게 앞서왔다. 하지만 일본 편의점 규모 평가의 중요한 지표인 전국 점포의 점포당 일 매출액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2011년 66만9000엔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정체 상태이다. 2017년에는 64만4000엔으로 내려앉았다. 세븐일레븐은 하루 1점포당 매출액 70만엔 벽을 넘겠다는 각오로 나카쇼쿠 강화와 새로운 매장 구조를 갖춘 점포의 도입으로 정면 승부를 내걸었다.

      나카쇼쿠로 수퍼마켓과 드럭스토어에 빼앗긴 고객의 발걸음을 되돌려 점포당 하루 매출액을 늘리겠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실제로 점포 매장 구조 변경 후 10개월이 경과한 시점의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점포당 약 1만7000엔 상승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 조리 식품과 반찬류 등의 간편 식품과 보존이 필요한 냉동식품은 모두 이익률이 높은 상품 품목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세븐일레븐은 이 밖에도 소프트뱅크 등과 손을 잡고 2018년 말까지 1000여 곳의 점포에 공유 자전거 5000대를 설치한다.

      일본 편의점 주요 3사
      ②패밀리마트

      빨래방·피트니스센터·민박

      패밀리마트는 생활 서비스와 상품 판매를 조합한 새로운 개념의 점포로 고객을 유인하는 전략에 나섰다. 피트니스센터와 빨래방에 이어 올 5월에는 민박 중개 회사 미국 에어비앤비와 제휴, 점포에서 민박집 열쇠를 건네받고 반납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여행객까지 편의점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사와다 다카시(澤田貴司) 패밀리마트 사장은 "(피트앤드고는)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도전이다"라고 강조했다. 피트앤드고 편의점은 주요 고객층인 20~40대 남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피트니스센터를 편의점과 동시에 입점, 시너지를 노린 것이다. 1층 편의점 매장에는 저당질 식품과 보충제, 운동복 등 운동과 연관성이 높은 180종류 상품을 취급하는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

      ③로손

      '로손뱅크'로 금융업 진출

      로손은 로손뱅크를 통해 ATM 사업을 먼저 꾸린 다음 안정 궤도에 오르면 캐시리스(cashless·현금 없는) 결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로손뱅크' 인터넷뱅킹 플랫폼을 활용해 본사와 로손 가맹점의 매출·매입과 급여 송금 서비스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개인 신용카드업과 전용 앱을 사용한 현금 없는 결제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신용카드와 전용 앱 사업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할 예정이다.

      핵심은 ATM 활용이다. 로손은 현재 일본 내 1만4000여 개 점포 중 ATM 설치 점포 비율이 90%에 가까웠지만 지금까지는 로손 자회사가 운영, 수수료 수입이 적었다. 이에 산하 은행을 설립, 손에 쥐는 직접적인 수익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로손은행 야마시타 마사시(山下雅史) 사장은 "우선 지금까지 해왔던 ATM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소매업 부문 은행답게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고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로손은 9000여 개 점포에서 상품 라인업 확충에도 나섰다. 편의점 진열대 수를 늘려 세제 등 리필용 제품과 각종 반찬류 등 취급 품목을 집중 늘렸다. 이 밖에도 일반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민박업체와 손을 잡고 열쇠를 건네주고 반납하는 서비스도 도입하면서 새로운 고객 끌어모으기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