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저비용 기차의 代父' 기욤 페피, 20년 철도 고질병 싹 뜯어고쳐 세 대통령 10년째 장수

    • 0

    입력 2018.09.14 10:06

      기욤 페피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유럽 철도 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유럽 한가운데 자리 잡아 접경 국가가 많다 보니 사방팔방으로 깔린 철로가 전 국토에 촘촘하다. 프랑스 심장부인 파리에는 세계 각국으로 운행하는 기차역이 7개나 있다. 세계 최초로 시속 300km를 넘어선 고속철도 '테제베'는 이런 환경에서 나왔다.

      그러나 훌륭한 철로와 최고급 객차가 무색하게도 이를 관리하는 프랑스국영철도공사(SNCF)는 고질적인 연착과 시시때때로 이어지는 파업으로 악명이 높다. 여기에 신규 채용 정책 실패, 중·장거리 노선 부진이 이어지며 20년 전부터 연 30억유로씩 적자가 쌓였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부채가 544억유로(약 71조1000억원)에 달한다.

      기욤 페피
      기욤 페피 SNCF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SNCF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직접 지명한 '구원투수'다.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페피 CEO에게 SNCF를 맡기며 "개발과 경쟁의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10년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를 거쳐 에마뉘엘 마크롱으로 두 차례 바뀌었지만, 페피 CEO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럽 최초로 저가고속철도(LCT) 브랜드 '위고'를 도입해 철밥통이었던 기존 철도원들에게 내부 경쟁 구도를 만들고, 저비용항공사(LCC)에 빼앗긴 중·장거리 알짜 노선들의 경쟁력을 되살린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현재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하는 '위대한 철도 개혁' 집행도 페피 CEO가 주도한다. 이 철도 개혁은 유럽연합(EU) 철도 시장 개방에 맞춰 SNCF의 영향력을 전 유럽에서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페피 CEO는 이미 LCT를 프랑스에 도입한 초기부터 이탈리아·벨기에·영국을 포함한 여러 주변 국가 LCT 사업에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며, 전 유럽에 LCT를 전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이미 지난 3월 페피 CEO는 "2020년을 끝으로 CEO 자리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프랑스 주요 언론들은 '후임으로 누가 오더라도 페피처럼 굵직한 성과를 보여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