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야생양도 리더 따라 움직인다

    • 페이 플램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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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14 10:06

      [WEEKLY BIZ Column]

      페이 플램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무리 지어 이동하는 양들이 지역과 경로에 대해 사회적으로 학습한다는 가설을 강화하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세간의 통념과 달리 고지대에 서식하는 야생 양들이 앞선 개체를 무작정 따라 이동하는 게 아닌, 무리 내 다른 양으로부터 지리와 등산 기술을 배워 움직인다는 뜻이다.

      미 와이오밍대 연구팀이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해 양들의 이동 습성을 분석한 결과, 야생 큰뿔양 무리가 신규 생태보호구역으로는 전혀 가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보호구역으로 진입해 이동 범위를 조금씩 늘려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야생 양이나 염소 같은 발굽동물들은 계절에 따라 먹이가 풍부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졌다. 제대로 된 목초지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억지로 한곳에 정착할 경우, 먹이가 부족해 개체 수가 급감한다. 야생 양 무리가 평소 이용하는 경로에 인간이 고속도로나 울타리 따위를 건설하는 등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이동 습성을 가진 야생 양 등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적절한 이동은 무리의 존속에 직결되는 만큼 우두머리 양은 다른 양들이 뒤처지거나 새지 않도록 통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고 나머지 양들은 잘 따라가야 한다.

      산악지대 발굽동물 전문가인 마르코 페스타-비앙셰 캐나다 셔브룩대 교수는 "특정 종은 리더십을 갖춘 양이 이동할 방향을 탐색해 나머지 무리를 이끌 수 있다"며 "나머지 양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무리 지어 이동하기 알맞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물의 이동은 문화적인 현상'이라는 해석은 동물을 의인화한 분석이기도 하다. 50여 년 전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 박사가 침팬지도 문화를 가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과학계에서는 동물을 사람처럼 여기는 시각에 거부감을 보였다. 하지만 1999년 구달 박사가 침팬지 무리마다 섭식 취향이나 털 정리하는 기술 등이 다르고, 이는 나머지 구성원들이 우두머리 침팬지의 행동을 모방한 결과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학계의 인식이 달라졌다.

      물론 배운 대로 행동하는 게 꼭 좋은 결과만 가져오진 않는다. 야생 양 무리도 항상 다니던 길로만 이동해 좋은 목초지를 놓치거나, 서식지의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학습된 역할 행동 양식'은 야생동물뿐 아니라 인류가 지구상에서 번성할 수 있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