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세계 경제 둔화까지 닥치면… 한국경제 체력이 버텨낼까

    •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前한국은행 조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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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14 10:06

      [WEEKLY BIZ Column]

      정점에 달한 美 호황
      보호무역까지 겹쳐
      내리막길 들어설 듯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4.1%,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 매월 평균 20만개 이상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나라. 소비자 신뢰지수도 최고 수준이며 국민 절반이 일자리가 넘쳐난다고 답한다. 한창 경제가 달아오르는 아시아 신흥국 얘기처럼 들리지만 사실 세계 제일 경제대국인 미국 상황이다. 필자가 머무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대학 도시에서도 나무들 자리에 주택 단지나 상가가 들어서고 있고 우편함에는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부동산업자 광고 전단이 가득하다.

      건축붐 부는 미국 도시들

      과연 미국 경제가 계속 이런 호황을 이어갈 수 있을까. 미 연준 통화정책은 긴축기조로 방향을 선회한 지 오래다. 2016년 들어 0% 수준에서 인상되기 시작한 정책금리는 올 연말 2.25~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은 소비와 투자, 주택시장 등 경제 전반을 점차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세금 감면과 정부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정책 효과도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히려 앞으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미국 경제는 급락까진 아니겠지만 점차 진정되거나 둔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경제는 어떨까? 미국 경제정책과 흐름은 세계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발표한 IMF 보고서는 미국 관세 부과가 다른 국가보다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무역분쟁이 심화되면 경제 주체들 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세계경제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미국이 최고 0.8%포인트, 신흥 아시아 지역은 최고 0.7%포인트, 세계경제 성장률도 1년 이내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도 막대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앞으로 신흥국들이 지난 10년간 누려왔던 풍부한 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이중 삼중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세계경제 둔화 우려…한국 덮칠 듯

      한국 경제는 이런 고난의 행군을 이겨낼 수 있을까? 구체적인 지표를 보지 않더라도 최근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설비 투자는 빠르게 둔화되고 소비는 좀처럼 회복되질 못하면서 2분기 성장률은 0.6%에 그쳤다. 지난해 32만명에 달했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는 18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국은행이 내놓을 만큼 노동시장 여건도 우울하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경제주체들 체감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미국·일본·유로 지역 등 주요 경제권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긍정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먼저 감속 모드로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인구 고령화나 미래 성장동력 부재라는 구조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면 그나마 버텨주고 있는 수출마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면 고용과 내수 등 실물경제 전반이 위축될 것이다. 금융 분야 어려움도 상당하다. 국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긴축기조 대열에 동참하기는 쉽지 않다. 월가에선 저금리와 이에 따른 원화 약세로 실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일부 투자기관들이 점차 원화 채권 보유 비중을 축소할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지만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고 폭도 계속 확대된다면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해질 위험성을 안고 가야 한다.

      기업·개인은 빚부터 갚아라

      국내외 여건을 우리가 바꾸긴 어렵다. 그러나 대응책은 마련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재무구조를 재정비하여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다. 정책금리가 실물경제 부진과 금융 불균형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하더라도 시장금리는 국제금융시장 흐름을 따라갈 것이다. 실물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외부 압력으로 금리가 상승한다면 그 고통은 감내하기 힘들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부채를 지니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이를 조정해나가야 한다. 그런 다음 중장기적으로 선제적이고 구체적인 계획들을 마련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