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여기 택배 왔습니다"… 어, 배달원은 어디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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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01 03:00

      중국 스마트 물류 '빅3 大戰'… 날로 똑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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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스마트 물류 시장에서 빅3로 꼽히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류창둥 징둥 회장, 왕웨이 순펑 회장(왼쪽부터). / 중국기업가망
      중국 민간 물류 산업에 '스마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IT(정보기술) 거물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류창둥 징둥 회장이 최근 물류 사업에 거침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자상거래 성장 등으로 작년 연간 택배 건수가 400억건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해 33배 넘게 불어났다. 그러나 철도 인프라 미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회적으로 물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윈과 류창둥은 '빅데이터 기술'과 '무인화 시스템'을 물류에 도입, 물류비용을 낮추고 배송 인프라를 혁신할 계획이다. 두 거물의 도전을 받은 중국 최대 택배업체인 순펑의 왕웨이 회장도 '스마트 물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인화'에서 답 찾는 징둥

      #1. 중국 인민대 기숙사에 사는 학생 쉬모씨는 평소 택배를 받기 위해 학교 택배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사람이 몰릴 때는 30분씩 기다려야 택배를 받을 수 있었고 무거운 물건은 친구를 불러 같이 옮겨야 했다. 하지만 징둥의 무인 배송 차량이 교내 운행을 시작한 이후, 쉬씨는 캠퍼스 어디에서든 택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차량은 레이더와 센서로 주변 환경을 감지해 보행자와 장애물을 자동으로 회피하고 신호등 신호를 지키며 안전하게 구매자가 있는 곳까지 택배를 배달한다. 구매자는 무인 배송 차량에 인증 코드를 입력해 택배를 받을 수 있다.

      징둥은 현재 인민대, 칭화대 등 총 4개 대학에서 위와 같은 60대의 무인 배송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4월 '징둥 물류'라는 자회사를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물류사업에 뛰어든 징둥그룹은 무인 배송 차량·무인 항공기·무인 창고·무인 상점 등 '4무(無)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물류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에는 4만㎡ 면적에 달하는 무인 물류 창고도 운영 중이다. 이 창고에서는 로봇 1000여대가 물품 입고부터 포장, 분류, 차량 탑재에 이르는 전 과정의 업무를 수행한다. 택배 부피 측정, 외관 검사, 송장 부착 등 20여 가지 작업이 4분 만에 완료된다.

      전국적으로 무인기(드론) 배송을 하게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 현재 장쑤성의 쑤첸, 산시성의 시안 지역에서 2만회 이상(누적 배송 거리 12만㎞) 드론 시범 배송을 완료했다. 현재 징둥의 무인기는 840㎏의 화물을 싣고 한 번에 1000㎞를 비행할 수 있으며 2020년까지는 1~3t 탑재가 가능한 무인기를 전국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무인화는 물류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징둥 물류 측은 "무인 창고의 하루 택배 처리량은 20만건으로 기존 창고보다 효율성이 10배 이상 높으며, 무인기 배송은 물류비용을 30% 절감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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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니아오 무인기(사진 위)와 징둥 무인 배송 차량. / 바이두
      알리바바 '물류의 두뇌 되겠다'

      #2. 중국의 경력 20년 택배 기사 장모씨는 하루에 30곳 넘는 곳에 택배를 배달해야 한다. 장씨는 최근 차이니아오 네트워크(알리바바 자회사)에서 제공하는 '스마트 물류 서비스 앱'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 앱은 하루 안에 가야 하는 목적지를 분석해 최적의 배송 노선을 만들어 줬다. 실시간으로 차가 막히는 구간을 피해가도록 노선을 조정해 배송 거리를 3분의 2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장씨는 "시간도 절약하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게 됐다"며 "택배 물건을 트럭에 싣는 순서, 배송지에서 트럭을 주차할 수 있는 장소까지 알려줘 훨씬 효율적으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물류 자회사로 2013년에 설립한 '차이니아오 네트워크'는 일반 물류 회사와는 달리 단 한 명의 배달원도 없다. 물품을 직접 배달하는 대신 여러 택배 업체들에 외주를 주는 방식이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배송 비용과 소요 시간을 분석해 전자상거래 판매자에게 최적의 택배사를 배치하고, 택배 기사에게 최적의 배달 경로를 제안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핵심이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업체에 주문이 들어오면 15초 만에 어느 물류 창고에서 어떤 택배 회사를 거쳐야 가장 빨리 배송될지 자동으로 분석된다"며 "경로가 결정되면 물류 창고에 있는 로봇이 3분 내에 물건을 포장해 출고한다. 이렇게 줄어드는 배송 대기 시간이 연간 2억6000시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차이니아오는 지난 1년간 무인 배송 차량도 개발해왔으며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무인차와 무인기를 활용한 아파트 단지 내 무인 배송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차이니아오는 직원이 3000명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선 10만명 직원을 둔 징둥·순펑과 함께 차세대 물류 리더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최근 "차이니아오 목표는 물류업의 두뇌가 되어 택배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증가하는 중국 내 물류 비용 / 국가별 물류 비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물류 IT 그룹' 도전하는 순펑

      류창둥 징둥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도전에 전통 택배 시장의 강자인 순펑의 왕웨이 회장은 긴장하고 있다. 순펑은 그간 다른 택배사와 차별화된 질 높은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로 업계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IT 거물들이 경쟁에 뛰어들자 순펑은 작년 9월 '물류 과학 기술 그룹'을 새로운 발전 전략으로 천명하고 IT 인력을 3700여명으로 늘리며 경쟁에 나섰다. 왕웨이 회장은 최근 "순펑의 미래 경쟁 상대는 IT 업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순펑은 드론 배송 분야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순펑의 드론 연구개발팀이 가진 드론 관련 특허는 205개에 달한다. 작년에는 자체 개발한 수직 이착륙 드론과 1.5t을 적재하고 2000㎞ 이상 날 수 있는 대형 드론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중국에서 최초로 상업적으로 드론 배송을 할 수 있는 허가를 취득했다. 2020년부터는 드론 기지를 전국적으로 설치하고 대·소형 드론을 운용해 중국 전역 36시간 내 배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3 경쟁, 물류업계 개조할 것"

      업계에선 징둥·알리바바·순펑 '빅3'의 경쟁이 중국 물류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효율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물류비용 비중은 2008년 18.1%에서 작년 14.8%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미국(9.9%), 싱가포르(8%)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마윈 회장은 지난 5월 '2018 글로벌 스마트 물류 서밋'에 참석해 "향후 5년간 물류에 1000억위안(약 16조3580억원)을 투입할 것이며, 국가 스마트 물류 네트워크 건설에 주력해 물류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로 이하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류창둥 회장도 같은 달 '2018 중국 전자 상거래 대회'에서 물류비용을 GDP의 5% 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인터넷 거물들 참여로 물류 전쟁이 데이터, 기술, 자본, 상업 모델 등 전방위 경쟁으로 확대됐다"며 "어떤 업체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물류 업계 패러다임이 다르게 개편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