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꽃 가게들 '시들시들'… 65개 점포 즐비하던 뉴욕 거리, 12개만 남아

입력 2018.09.01 03:00

뉴욕 맨해튼 5번 애비뉴와 6번 애비뉴 사이에 있는 웨스트 28번가. 한때 65개 이상의 꽃 도매상점이 군집했던 이곳은 연 매출 1억2000만달러를 올리던 미국의 '꽃 산업 중심지'였다. 12개 상점만 남은 지금, 이곳 상인들 사이에선 "사업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 꽃 가게의 쇠락은 웨스트 28번가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6년 전국 꽃가게 수는 1만3188개로, 전성기였던 1992년 2만7341개에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2008년 금융 위기 여파로 쪼그라들었던 전체 꽃 산업 수입 규모는 2013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꽃가게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웨스트 28번가를 지키고 있는 꽃 상인들은 지난 20년간 오프라인 꽃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꽃 공급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코스트코,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농장에서 직접 꽃을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고, 꽃 농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도매상과 소매상이 끼어들 여지가 줄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이 꽃을 사는 데 쓴 돈 중 66%는 꽃가게가 아닌 온라인 꽃 판매업체나 수퍼마켓, 대형 유통업체에서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오프라인 꽃집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소비자들이 단지 가격 때문에 전통 꽃가게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한다. 꽃 가격은 물론, 품질과 서비스에서도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꽃 판매업체들은 미리 꽃을 구비해놓고 소비자가 사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농장에서 그때그때 꽃을 꺾어 바로 소비자에게 배송하기 때문에 꽃이 훨씬 신선할 수밖에 없다. 당일·익일 배송은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 등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스트코 역시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 다음 날 꽃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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