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9.01 03:00
[Cover story] 세계 반도체 시장 현재와 미래
메모리반도체 1, 3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 1위 인텔에 퀄컴 등 추격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 40여 년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반도체 시장에 처음 불이 붙었던 1981년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 명단을 2017년과 비교해보면 흥망성쇠가 드러난다. 당시엔 미국과 일본 반도체 명가가 시장을 양분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중심으로 모토롤라, 내셔널 세미컨덕터, 인텔, 페어차일드 반도체가 미국 진영을 이끌었다. NEC,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파나소닉은 일본을 대표했다. 36년이 지난 2017년 현재, 1981년에 1위였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7위, 2위였던 모토롤라는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뗐다. 3위였던 NEC와 5위 히타치제작소는 1990년대 초반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5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2000년대 한국 기업 공세가 거세지면서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메모리 반도체
일본 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꿰찼다.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치킨게임'을 벌이는 과정에서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가 쓰러졌지만 두 회사는 살아남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1인자 자리에 올랐다. SK하이닉스도 전체 반도체 기업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붐을 타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는 지난 한 해 동안 공급 부족 사태에 힘입어 1년 만에 44%, 17%씩 올랐다. 다른 기업들도 이 황금 시장을 눈독 들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3위 미국 마이크론은 생산량을 늘리며 SK하이닉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기업은 더 위협적이다. 푸젠, YMT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올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스템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 저장에 쓰인다면 시스템 반도체는 사물이나 사람을 인지하고 제어하는 데이터 처리 장치다.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중앙처리장치)나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CIS)가 그 예다. 다양한 전기·전자 신호와 데이터를 연산·제어·변환·가공하는 등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제품군이 다양하고 시장 규모도 메모리 반도체보다 3배가량 크다. 이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CPU업계 1인자 인텔이 20%를 점유하는 가운데 모바일칩 강자 퀄컴, 세계 최대 와이파이칩 생산업체 브로드컴, 전통의 반도체 명가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경쟁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VR) 같은 차세대 산업에서 감초로 쓰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선전 중이다. 엔비디아는 경쟁 기업보다 빠른 연산작업이 가능한 GPU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2017년 처음으로 반도체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2017년 매출은 92억달러(약 10조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44%나 증가했다. 한국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강자지만, 시스템 반도체 쪽에서는 활약이 미미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대 점유율을 기록한 정도다.
파운드리
파운드리는 미국 AMD, 영국 ARM 등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fabless)으로부터 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사업이다. 위탁 생산이지만 단순 '하청'과는 다르다. 섬세한 설계도면을 실물 반도체로 만들어내려면 엄격한 생산공정 관리 능력과 주문량을 소화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진입 장벽도 높다. 이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는 없는 '절대 강자'가 존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대만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이상인 50.6%를 점유했다. 그 뒤를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대만 UMC, 한국 삼성전자가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SMIC 공세가 거세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파운드리 시장 매출액이 2016년 500억달러(약 56조원)에서 2020년 792억달러(약 88조원)로 5년 사이 5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일본 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꿰찼다.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치킨게임'을 벌이는 과정에서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가 쓰러졌지만 두 회사는 살아남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1인자 자리에 올랐다. SK하이닉스도 전체 반도체 기업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붐을 타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는 지난 한 해 동안 공급 부족 사태에 힘입어 1년 만에 44%, 17%씩 올랐다. 다른 기업들도 이 황금 시장을 눈독 들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3위 미국 마이크론은 생산량을 늘리며 SK하이닉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기업은 더 위협적이다. 푸젠, YMT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올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스템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 저장에 쓰인다면 시스템 반도체는 사물이나 사람을 인지하고 제어하는 데이터 처리 장치다.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중앙처리장치)나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CIS)가 그 예다. 다양한 전기·전자 신호와 데이터를 연산·제어·변환·가공하는 등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제품군이 다양하고 시장 규모도 메모리 반도체보다 3배가량 크다. 이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CPU업계 1인자 인텔이 20%를 점유하는 가운데 모바일칩 강자 퀄컴, 세계 최대 와이파이칩 생산업체 브로드컴, 전통의 반도체 명가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경쟁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VR) 같은 차세대 산업에서 감초로 쓰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선전 중이다. 엔비디아는 경쟁 기업보다 빠른 연산작업이 가능한 GPU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2017년 처음으로 반도체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2017년 매출은 92억달러(약 10조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44%나 증가했다. 한국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강자지만, 시스템 반도체 쪽에서는 활약이 미미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대 점유율을 기록한 정도다.
파운드리
파운드리는 미국 AMD, 영국 ARM 등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fabless)으로부터 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사업이다. 위탁 생산이지만 단순 '하청'과는 다르다. 섬세한 설계도면을 실물 반도체로 만들어내려면 엄격한 생산공정 관리 능력과 주문량을 소화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진입 장벽도 높다. 이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는 없는 '절대 강자'가 존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대만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이상인 50.6%를 점유했다. 그 뒤를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대만 UMC, 한국 삼성전자가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SMIC 공세가 거세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파운드리 시장 매출액이 2016년 500억달러(약 56조원)에서 2020년 792억달러(약 88조원)로 5년 사이 5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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