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라이젠' 내놓으며 인텔 추격… 점유율 20%

입력 2018.09.01 03:00

[Cover story] 실리콘밸리 女傑 리사 수 단독 인터뷰

AMD vs 인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CPU(중앙처리장치)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인텔과 AMD이다. 하지만 AMD는 지난 50년간 세계 1위인 인텔보다 한참 처져 있었다. 매출액이나 점유율, 시가총액, 인지도 측면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뒤졌다.

하지만 최근엔 양상이 달라졌다. AMD는 지난해 '라이젠(Ryzen)'이란 신제품 CPU를 내놓으면서 빠르게 인텔을 추격하고 있다.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CPU 시장 올 1분기 점유율에서 AMD는 20%를 넘어섰다. 인텔은 올가을 코어(core) 수를 늘린 신제품으로 AMD에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더구나 AMD는 인텔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GPU(그래픽처리장치)도 생산, 반도체 업계에서 세력이 강해지는 추세다.

페어차일드반도체 출신들이 창업

인텔과 AMD 모두 반도체업계 대부 격인 페어차일드반도체 창업자들이 차린 회사다. 1968년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인텔을, 1년 후엔 마케팅 담당 제리 샌더스가 나와 AMD를 세웠다. 위치도 인텔이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AMD가 바로 옆 서니베일이었다. 초기엔 사이가 좋았다. 노이스는 AMD의 1호 투자자로 초기 자금난을 해결해줬다. 인텔이 1974년 최초 8비트 CPU '8080'을 시작으로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연 '8086', 286으로 불리던 '80286'을 잇달아 선보이자, AMD는 인텔 원천 기술을 활용해 호환 제품을 만들며 사세를 키웠다.

두 회사가 틀어지기 시작한 건 1987년부터다.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기업 공세가 거세지자 CPU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사활을 걸었다. 이때 등장한 제품이 386으로 불리는 '80386' 칩이다. 인텔은 80386칩 시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AMD를 비롯한 호환 제품을 만들던 기업에 기술 제공을 중지했다. AMD가 얼마 지나지 않아 'AM386'이란 독자적인 호환 CPU를 내놨지만, 인텔은 '386'이란 이름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1994년 캘리포니아주 법정이 AMD 손을 들어줄 때까지 두 회사는 반도체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법정 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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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의 32코어 CPU칩
기술·브랜드 놓고 치열한 법정소송

AMD에 반전의 계기는 2000년 찾아왔다. 2000년 3월 1일 인텔보다 이틀 먼저 세계 최초 1㎓ 속도 CPU '애슬론'을 내놨다. 2003년에는 최초 64비트 CPU 애슬론64가 등장했다. 이 제품들은 당시 인텔이 동급으로 내놨던 '펜티엄4'나 '펜티엄D'보다 저렴해 개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AMD가 난공불락이던 인텔의 CPU 시장 점유율을 70%대로 끌어내리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20%대까지 올라간 것도 이즈음이다. AMD는 2006년 한때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2006년 이후 인텔이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한 '코어2' 시리즈, '코어 i3·i5·i7' 시리즈를 줄줄이 내놓으며 반격에 나서자 자금력과 개발력, 생산 기반이 취약한 AMD는 밀리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AMD 점유율이 한 자릿수까지 내려갔다. 사옥이 팔렸고,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AMD를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재기에 성공하면서 AMD와 인텔 50년 전쟁은 2라운드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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