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에 상용기 시스템 도입하자 값↓ 성능↑"

입력 2018.08.18 03:00

[유용원의 Defenomics] (5) 스탠리 A. 딜 보잉 BGS 사장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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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22일 열린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보잉은 1500여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수준의 독립 전시관을 운영했다. 프랑스 에어버스, 영국 BAE 등 2~3개 업체만이 유럽 업체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보잉에 버금가는 규모의 전시관을 선보였을 뿐이다.

첫날인 16일부터 보잉의 '샬레(chalet)'에는 세계 각국 항공우주 업체, 군과 정부 관계자들로 문전성시였다. 샬레는 원래 방갈로보다 작은 열대지방 숙박 시설을 뜻하는데, 에어쇼 현장에선 주요 참가 업체별로 각종 미팅과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든 독립 건물을 통칭하는 말로 쓰였다.

보잉 샬레에서 만난 스탠리 A. 딜(Deal) 보잉 BGS 사장은 행사 기간 내내 30분 단위로 세계 주요 업체와 군 담당자들을 만나느라 여념이 없었다. 보잉 BGS(Boeing Global Service)는 지난 2016년 11월 종전 보잉 상용 항공 서비스와 보잉 군용기, 우주·안보 부문 글로벌 서비스, 지원 사업부 핵심 역량을 통합해 출범한 거대 조직이다.

[유용원의 Defenomic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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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사장은 1986년 보잉에 입사한 뒤 아·태 지역 세일즈 부사장, 보잉 상용 항공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 등을 거쳐 2016년 보잉 BGS 출범 이후 사장을 맡고 있다. 2014~2015년 보잉 상용 항공 서비스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에게 보잉 BGS 출범 배경과 사업 전망, 한국 시장 참여 계획 등에 대해 물어봤다.

군사·민간 통합해 시너지 효과

―보잉이 2016년 상용과 군용(군수) 분야를 합쳐 보잉 글로벌 서비스를 출범시킨 이유는?

"상용기와 군용기가 서로 다른 용도(목적)이긴 하지만 항공기 시장이란 큰 그림 속에선 협업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굳이 나눠서 운영하기보다 합쳐서 '원 스톱 숍(one stop shop)' 개념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하면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보잉 글로벌 서비스는 2017년 7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는데 1년 만인 판버러 에어쇼에서 27억달러에 달하는 서비스 수주·계약을 확보했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용기와 군수 제품에 대한 서비스는 어떻게 다른가? 예컨대 군용기는 임무 중 비행기에 가해지는 스트레스 강도가 상용기보다 높아 서비스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구 조건과 임무 수행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항공기 수명 주기를 따져 전체 비용을 계산했을 때 결국 구매 비용은 30%에 불과하고 70%가 유지 비용이다. 상용기와 군용기 모두 어떻게 유지를 잘하는가가 관심사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잉은 상용기와 군용기 부문의 전문성을 호환하면서 활용해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군용 항공기를 위한 성과기반군수지원(PBL) 프로그램과 민간 항공사에 제공하는 글로벌 항공기 서비스(Global Fleet Care) 프로그램은 군용기와 상용기 플랫폼의 수명 주기 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준다. 보잉은 싱가포르 국방과학기술연구소와 협업해 많이 사용되고 입증된 상용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군용기 시스템에 적용, F-15 전투기와 아파치 공격 헬기의 유지 비용을 줄이면서도 항공기 성능을 최적화하고 있다."

보잉 외 모든 항공기 관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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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시장이 성장하며 서비스 부문도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주요 분야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공급망이다. 보잉 글로벌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보잉의 공급망 내에서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히면 운영 민첩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는 엔지니어링, 개조와 유지다. 보잉 글로벌 서비스는 플랫폼 제작사와 무관하게 현존하는 모든 항공기를 변환,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셋째는 디지털 항공과 애널리틱스(AnalytX)다. 보잉 글로벌 서비스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제공한다. 보잉은 OEM 업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잉 애널리틱스(Boeing AnalytX)를 설립한 바 있다. 보잉 애널리틱스 소속 800명 이상 분석 전문가는 데이터에서 즉각 활용 가능한 지식을 도출하고 혁신적인 설루션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및 전문 서비스다. 유지 보수 인력, 조종사 및 승무원이 항공기 및 플랫폼을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운용하고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최근 한국 정부와 업계에선 MRO(정비)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보잉은 대한민국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내 MRO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2015년 보잉은 한국에 F-15K 부품 수리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보잉 항공전자 MRO 센터를 준공했다. 한국 항공우주 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서비스 사업을 성장시킬 기회를 지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F-15K와 기타 플랫폼에 대한 한국 내 MRO 서비스를 위해 최고의 시설, 엔지니어링 및 제조 시스템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어느 업체와도 MRO 사업과 관련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과 정비 서비스 협력 확대

―지난 3월 보잉은 한국 내 새로운 연구 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보잉 코리아 엔지니어링 & 테크놀로지 센터(BKETC)인데, 여기선 보잉 글로벌 서비스를 포함해 보잉 상용기, 보잉 군용기, 우주와 안보 부문을 모두 지원한다. 이 센터는 보잉 3개 사업 부문과 긴밀하게 협력해 비즈니스와 기술 요구 사항에 부합하는 기술 설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보잉은 서비스 부문을 지원할 몇 가지 초기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BKETC가 서비스 부문을 지원할 수 있는 포괄적 역량을 갖춘 후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지역의 항공 서비스 산업은 앞으로 어느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총 서비스 시장 규모는 620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상용기 시장에서 발생하는 서비스는 4300억달러이며, 정부(군용) 부문이 나머지 1900억달러를 차지한다. 보잉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보잉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항공우주 서비스의 유기적 성장을 도모하고 역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예컨대 보잉 항공전자 MRO 센터는 대한민국 공군 F-15K의 항공전자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보잉은 앞으로 이 센터를 기반으로 한국 내 MRO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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