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영국 남부 햄프셔주 판버러 공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는 장기 체공 드론과 플라잉 카 등 미래의 첨단 항공기가 대거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판버러 에어쇼는 프랑스 파리 에어쇼와 함께 세계 양대 에어쇼로 꼽힌다. 1920년부터 1937년까지 영국 헨던에서 연례적으로 열린 영국 공군 에어쇼가 판버러 에어쇼의 시초이며, 매년 짝수 해 7월 중순에 1주일간 열린다. WEEKLY BIZ는 국내 항공·전자·통신 분야 방산 중견 기업 휴니드 테크놀로지스와 공동으로 판버러 에어쇼를 현장 취재했다.
올해 에어쇼에는 세계 52개국 1482개 업체가 참가했다. 한국도 1996년부터 격년으로 성남공항에서 ADEX 서울 에어쇼가 열리긴 하지만 참가 업체가 판버러 에어쇼 5분의 1 수준이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판버러 에어쇼 총 전시 면적은 10만7498㎡. 실내전시장(4개 동)만 4만9400㎡ 크기였다. 여객기와 군용기 등 각종 항공기 150여 대가 전시됐다. 업계 주요 인사 등 전문 관람객이 100개국 8만명에 달했고, 여기엔 10개 항공사 CEO(최고경영자)들도 포함됐다.
판버러 에어쇼는 전투기 등 군수(국방) 분야보다는 여객기 등 민수(상용) 분야의 비중이 크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맞춰 하늘을 나는 자동차·택시, 장기 체공 드론, 아이언맨 슈트 등이 눈길을 끌었다. 영국 롤스로이스는 '하늘을 나는 택시'인 전기 수직이착륙 시스템을 공개했다. 저소음으로 설계된 6개의 전기 추진기로 움직인다. 5인승으로 최대 800㎞까지 비행할 수 있다. 2020년대 중반까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기업인 PAL-V는 3륜 소형차 크기인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 카(Flying Car)'를 공개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시판을 시작한 플라잉 카는 도로 주행용과 비행용, 2개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한화·KAI, 샬레 차려놓고 수출 마케팅
국방 분야에선 영국 BAE시스템스 샬레에서 처음 공개된 6세대 스텔스 전투기 '템페스트' 목업(실물 크기 모형)이 주목을 받았다. 현재 유럽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후계기로 추진 중이다. 최첨단 전자장비와 무장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 조종석의 계기판 없이 조종사가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2030년대 중반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 18개 업체와 4개 기관이 실내 전시관(HALL 3)에서 공동으로 부스(한국공동관)를 운영했다. 주요 참가 업체들이 별도 건물에서 각종 미팅을 하는 샬레(chalet)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등 2개 업체만이 운영하면서 해외 군·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협상을 했다.
판버러 에어쇼는 1주일 동안 열리지만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는 건 이틀에 불과하다. 비즈니스 데이가 5일에 달할 정도로 업체 대 업체, 정부 대 업체 간 비즈니스 성격이 강하다. 이번 전시회 기간 중 112조원에 달하는 988억달러 계약이 이뤄졌다. 1285대의 각종 항공기를 사고파는 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