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2020년 큰 위험 닥친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입력 2018.07.28 03:00

[On the Economy]

트럼프 무역전쟁에 인플레 위험까지
작년과 확 달라진 올 세계경제 전망…
투자자들 이미 주식시장 빠져나가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올해 세계경제 전망은 지난해와 다르다. 작년까지만 해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낮았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돌고 강한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과 일본 등은 통화 확장 정책을 유지했다. 아울러 낮은 국채 수익률 때문에 투자자들은 고위험·고수익 투자처를 물색했고, 주식시장에 돈이 몰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쏟아냈다.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해 많은 전문가는 세계경제가 오랜 저성장 시대를 마치고, 새로운 골디락스(이상적인 경제 상황) 시대를 맞이했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영국·일본 성장속도 크게 떨어져

그러나 2018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세계경제가 전체적으로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가별 성장세는 크게 다르다. 유로존, 영국, 일본, 일부 취약 신흥국의 성장 속도는 크게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세계경제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은 통화정책에 기반해 회복한 미국 경제를 낙관하긴 어렵다.

더군다나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이달부터 중국 제품 수백억달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보복조치에 나서면서 무역전쟁의 위험은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은 완전 고용에 가까워지고, 석유 및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조짐이다.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 더욱이 지난해와 다르게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미 무역 적자는 확대될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관세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고 올해 말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기로 했다. 즉,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푸는 국가가 줄어들 예정이다. 달러화 강세, 금리 상승과 더불어 유동성 감소는 신흥국에 불리한 소식이다. 마찬가지로 저성장, 높은 인플레이션, 통화완화 정책 종료는 투자자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변동성을 커지게 한다. 법인세 인하 덕분에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2월 이후로 지지부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경제는 2010년까지만 해도 스태그디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을 우려했고, 주요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맞섰다. 그러나 10년 만에 처음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의 위험이 대두됐다. 무역전쟁, 유가 상승,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미국 정책 때문이다. 만약 이 시기에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이미 통화 긴축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중앙은행들은 시장을 구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정책이 가장 큰 돌발 변수

올해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다. 그가 시행한 경기 부양책의 혜택은 이미 끝났지만, 보호무역주의 등 성장을 저해하는 정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트럼프의 무역 정책 때문에 미국에 대한 해외 투자는 줄어들 것이고, 미국의 적자는 더 커질 것이다. 아울러 적대적인 이민정책 때문에 미국의 노동자는 감소할 것이고, 기업에 대한 방해로 민간의 고용과 투자도 위축될 것이다. 만약 미국 경제가 내년 잠재 성장률을 넘어선다고 해도, 2019년 하반기쯤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세계 주식시장은 2020년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변동성이 낮은 시기는 이미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View&Outlook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