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용으로 전락한 '중국판 카톡' 위챗

    • 팀 컬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18.07.28 03:00

[WEEKLY BIZ Column]

팀 컬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팀 컬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위챗)을 만든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단순하다. 중국인이 방문하는 관광지의 위챗페이(간단 결제)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다. 위챗의 국제 사업을 담당하는 그레이스 인 디렉터는 이달 초 홍콩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텐센트의 목표를 간단하게 요약했다. "중국인이 여행하는 25국에서 위챗페이가 가능한 곳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

텐센트가 언급한 25국 진출은 레스토랑, 상점 등에 국한되어 있다. 즉 위챗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쪽은 여전히 중국인이라는 얘기다. 인 디렉터는 "3년 내로 홍콩,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중국 외 국가에서 소비자에게 위챗페이를 제공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텐센트의 목표가 이해는 된다. 위챗은 중국인의 일상에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앱이지만, 중국 외 국가에서는 위챗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메신저 서비스인 와츠앱은 128국에 진출했고, 페이스북은 72국에서 사용 중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 와츠앱과 페이스북은 위챗페이와 같은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텐센트는 2013년부터 메신저와 결제 서비스를 합친 위챗페이를 시작했다. 이후 콜택시 이용, 음식 배달,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사용자가 급증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앱'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은 4년 전 190억달러(약 21조원)를 써가며 와츠앱을 인수했지만, 와츠앱은 여전히 메신저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위챗페이의 중국 외부 시장 전략은 야망이 매우 부족한 접근법이다. 일부 전문가는 텐센트가 글로벌 시장에 관심이 부족한 이유가 중국 외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라고 본다. 텐센트는 중국 외 지역에서 위챗을 사용하는 비중은 20%라고 밝혔다. 대략 1억~2억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억~2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는 대단한 기회이지, 작은 시장이라고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애플페이는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의 16%인 1억2700만명이 사용 중이다.

위챗이 글로벌화를 꺼리는 다른 이유로 개인 정보 보호의 어려움, 중국 당국과 협력하는 체계가 꼽힌다. 하지만 지난 5월 페이스북 정보 유출 사고에서도 보았듯이 사용자는 예상외로 개인 정보 보호에 둔감하다. 오히려 메신저가 편리한 결제 기능을 제공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텐센트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능력을 낭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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