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어디로 튈지 김정은도 잘 몰라… 北 먼저 도발 안 하는 한 美 선제공격은 없을 것"

입력 2018.07.28 03:00

엘런 레입슨
김연정 객원기자
"지금 북핵(北核) 문제가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예측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물론, 김정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는 순간은 상상하기 어렵다. 아마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체제 안정을 보장받는 해결책을 원할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 대부분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북한을 설득할 수 없다고 본다."

조지메이슨대 국제안보대학원 엘런 레입슨(Laipson) 교수가 내린 진단이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미 외교가에 발을 디뎠다. 이후 25년간 국가안보회의(NSC) 국장, 국가정보위원회(NIC) 부의장 등을 거치면서 미 국제 전략에 깊숙이 관여했다. 2002년 이후엔 13년간 민간 정책 연구소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 소장으로 활동했다. 한미연구소(USKI) 산하에 있던 북한 전문 연구 기관 '38노스'가 합류한 곳이다. 레입슨 교수는 지난달 인천 송도에 있는 조지메이슨대 글로벌 캠퍼스 주최 안보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외교가에서 잔뼈가 굵은 그도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트럼프는 이전 대통령들보다 자기가 외교 문제를 잘 풀 수 있다고 과시하고 싶어 하지만 그 문제가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란 점을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에 대해선 "경제 제재에 대한 부담과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자 협상장으로 나온 것"이라면서 "미·북 양국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전혀 다른 쪽을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북 외교 복잡성 모르는 듯"

미국에선 외교 문제만큼은 정파를 초월해 대응하는 전통이 있다. '물가에선 당파 싸움을 하지 않는다(Politics ends at the water's edge)'는 원칙이다. 부시와 오바마 정부 모두 당은 다르지만 세계 무대에서 미국이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좀 다르다.

엘런 레입슨 프로필
레입슨은 "동맹이란 관계는 상황이 변하면 달라진다"면서 "당장 미군 철수 같은 극단적 변화는 없겠지만 앞으로 분명 변할 것이고 (한국도) 이에 적응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동맹'이란 없다는 얘기다.

한국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도 경제·안보에서 얽혀 있다. 그는 "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일본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짚었다. 다만 사드 갈등에서 나타났듯 특정 (한·미) 동맹 유지를 위해 결정한 조치가 제3자(중국)의 격렬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선 "1950년대 이래 70년 가까이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런 힘을 갖고 있다는 걸 각인하는 것과 실제 쓰는 건 다른 차원"이라고 했다. 결국 이런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또 다른 제재 전술"일 뿐 "북한이 (미 본토를 향한 미사일 실험처럼) 먼저 도발하지 않는 이상, 선제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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