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더 비싸게… 생존·흑인 화가가 뜬다

    • 이규현 이앤아트 대표(아트마케터)

입력 2018.07.28 03:00

[Cover Story] 누가, 무슨 작품을, 얼마에?… 미술품 시장의 큰손들

세계 미술시장의 3대 흐름


미술 작품 유통 구조 개념도
①갤러리 간에 양극화 심화

올해 초 아트바젤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세계 미술 경매에서 팔린 작품 중 90%가 5만달러 이하 가격에 낙찰됐다. 그러나 액수로는 전체 낙찰총액의 9%에 그쳤다. 100만달러 이상 가격을 받은 작품 수는 전체의 1%에 지나지 않았지만 액수로는 64%를 차지했다. 이렇듯 미술시장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건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현상이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지고 있다. 작가별로 봐도 소수 거물 작가의 작품값은 한없이 오른다. 아트페어에선 전 세계에 지점을 둔 '메가 갤러리'가 독식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중소 갤러리들은 "힘을 합쳐 글로벌 갤러리로 변신하자"면서 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분위기를 타고 나타난 게 이른바 '콘도(Condo) 아트페어'로, 서로 다른 나라 중소 갤러리들이 전시 공간을 같이 쓰면서 영향력 확산을 노리고 있다.

②생존 작가 작품가 고공 행진

미술시장에서 현대미술(1945년 이후 제작)에 대한 인기는 10년 전부터 입증됐지만 그중에서도 최근엔 살아 있는 작가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작년 한 해 동안 생존 작가 작품 경매 총액은 2조6000억달러로, 2016년 총액보다 19% 상승했다. 비싼 생존 작가 1위인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이제 피카소나 앤디 워홀 같은 작고한 거장들과 맞먹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회화 작품 '추상화'는 2015년 4630만달러에 경매된 바 있다. 3위 피터 도이그와 7위 데이비드 호크니는 풍경화를 자기만의 색깔로 독특하게 해석해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 호크니는 작가 개인 최고가를 달성한 그림 5점 중 4점이 지난 1년 반 사이에 팔렸을 만큼 최근 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선 그의 작품들이 한자리에서 작가 개인 최고가 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기도 했다. '태평양 해안 고속도로와 샌타모니카'라는 회화가 2850만달러에 팔렸다.

③흑인 화가 약진

흑인 화가 또는 아프리카 문화를 그린 화가들의 약진도 두드러진 추세다. 아트프라이스닷컴(artprice.com)은 "올해 5월 뉴욕 경매에서 아프리카 문화, 또는 이를 이용한 퓨전이 미술시장에서 강세인 것을 알 수 있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미 대가로 자리 잡은 장미셸 바스키아(Basquiat) 외에도 케리 제임스 마셜(Marshall), 리넷 이아돔-보아케(Yiadom-Boaky), 바클리 L 헨드릭스(Hendricks), 은지데카 아쿠니일리 크로스비(Crosby), 줄리 메레투(Mehretu), 마크 브래드퍼드(Bradford), 마크 탄지(Tansey), 조너스 우드(Wood)가 언급됐다. 이 중 마셜의 '패스트 타임스'는 지난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100만달러에 낙찰됐다. 그 6개월 전까지 이 작가 최고가는 500만달러였다. 미국 주요 미술관에선 흑인 화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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