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KKLY BIZ] 앤디 워홀·피카소·백남준… 이 손 안에 있소이다

    • 이호숙 미술시장 애널리스트
    • 0

    입력 2018.07.28 03:00 | 수정 2018.07.28 17:04

      [Cover Story] 누가, 무슨 작품을, 얼마에?… 미술품 시장의 큰손들

      세계 미술시장 주도하는 5대 갤러리

      이호숙 미술시장 애널리스트
      이호숙 미술시장 애널리스트
      미술시장에서 공급자는 작가, 소비자는 컬렉터다. 작가와 컬렉터가 직접 거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가 작품은 출처(provenance) 입증이 중요하기 때문에 거래를 중개하는 딜러 역할이 크다. 딜러는 크게 갤러리(화랑)와 경매 회사로 나뉜다. 초기엔 화랑은 작가에게서 작품을 직접 가져와 전시하고 판매하는 1차 시장, 경매는 한 번 거래된 작품을 다시 거래하는 2차 시장으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경계가 허물어져 넘나드는 추세다. 작품은 주로 화랑 전시나 경매를 통해 공개적으로 팔리는 경우가 많지만 '작품 소장자) → 개인 딜러 → 컬렉터로 이어지는 '프라이빗 세일'도 적지 않다.

      아트바젤 보고서를 보면 작년 세계 미술시장 매출 중 53%가 갤러리와 개인 딜러 손을 거쳤다. 크리스티나 소더비를 비롯한 경매 비중이 47%로 오히려 낮았다. 언론에서 경매를 통해 작품 최고가가 경신됐다는 화제 기사를 내보내는 탓에 경매가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다르다. 갤러리·딜러가 중개하거나 아트 페어(art fair)에서 팔리는 작품이 더 많다. 정확한 가격을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경매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 경매 시장 투톱이 크리스티와 소더비이듯, 딜러 사이에도 권력 서열이 있다. 2015년 포브스지에서 꼽은 전 세계 5대 딜러(갤러리)는 래리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안 글림셔(페이스 갤러리), 이완 워스(하우저앤드워스 갤러리), 메리언 굿맨이다.

      포브스 선정 세계 5대 갤러리
      ①가고시안(Gagosian)

      1980년에 뉴욕 소호에서 전설적 아트 딜러 레오 카스텔리와 파트너 관계로 시작했다. 앤디 워홀이나 피카소처럼 대가에게 초점을 맞춘 역사적 전시를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다. 장미셸 바스키아, 백남준, 데이미언 허스트, 에드 루샤 등이 이곳을 거쳐간 대표 작가다. 작가를 발굴해서 키우기보단 이미 어느 정도 확고하게 자리 잡은 작가를 섭외하거나 작고한 대가의 걸작을 거래한다. 뉴욕을 거점으로 런던, 파리, LA, 샌프란시스코, 로마, 아테네, 제네바, 홍콩 등 모두 16지점이 있다. 갤러리라기보단 예술품 유통 기업에 가깝다.

      ②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가고시안 갤러리의 아성에 도전하여 사실상 가고시안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 반열에 올랐다. 현장에서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를 접해보면, 대표부터 관리자·일반 직원까지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분석이 진지하고 지적이며 정보 전달력에서 차별성이 있다. 도널드 저드, 댄 플레이븐, 앨리스 닐, 구사마 야요이, 제프 쿤스, 리처드 세라 등 미니멀리즘 작품과 동시대 현대미술을 보여준다. 뤽 틸만이나 네오 라흐는 신인 시절부터 세계적 거장에 오를 때까지 함께 성장했다. 뉴욕을 거점으로 런던과 홍콩에 지점이 있다.

      ③페이스(Pace)

      1960년 안 글림셔가 창립한 이후 탁월한 도록·화집을 수백 권 발행했고, 20~21세기 중요한 근현대 작가 전시를 선보였다. 뉴욕을 거점으로 런던, 베이징, 홍콩, 파리, 팰로앨토, 서울 등에 지점이 있다. 뉴욕에 있는 메이저 갤러리로서는 최초로 2008년 베이징 798지역에 갤러리를 열어 장샤오강 같은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전시를 베이징과 뉴욕에서 함께 개최했다. 아시아 작가 작품을 많이 선보이는 갤러리 중 하나다. 주요 작가로는 로버트 라우션버그, 척 클로스, 요시토모 나라, 제임스 터렐, 장샤오강 등이 있다.

      ④하우저앤드워스(Hauser & Wirth)

      아트페어 공간을 마치 미술관처럼 활용하는 대범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당장 작품을 판매하여 매출을 올리기보다 극적인 전시 효과를 통해 확실하게 작품에 주목하도록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2016년 아트바젤에서 루이스 부르주아(1911~ 2010)의 거미 한 마리와 몇몇 드로잉만 설치한 부스는 화제를 불렀다. 작가가 작고한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자 자신감을 갖고 배치한 것이었다. 이 작품은 현재 100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스위스 취리히를 거점으로 뉴욕, LA, 서머싯, 홍콩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⑤메리언 굿맨(Marian Goodman)

      2014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를 참관하러 갔을 때다. 40대 중반이면서 당시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줄리 메레투 작품이 180만달러에 낙찰되자 옆자리 다른 딜러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메리언 굿맨이 내놓은 작가"란 답을 내놓았다. 딜러(메리언 굿맨) 이름이 바로 브랜드가 될 정도로 시장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현재 줄리 메레투 경매 최고가는 46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 밖에도 존 발데사리, 댄 그레이엄, 마우리지오 카텔란 등을 다루고 있고, 일찍이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선보인 걸로 유명하다. 초보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다루기 때문에 전문 컬렉터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 뉴욕, 런던, 파리에 지점이 있다.

      Knowledge Keyword

      : 미술관(Art Museum)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예술기관은 미술관 또는 갤러리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작품 판매 수수료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한 민간 미술상은 갤러리, 작품 전시가 주목적인 기관은 미술관으로 구분한다. 영연방에서는 공공 미술관을 갤러리, 상업·민간 미술관은 상업·민간 갤러리로 부른다. 영국 최대 미술관의 이름이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인 이유다.

      : 갤러리(Art Gallery)

      미술관이 고전 작품과 근현대 작품, 순수미술과 응용미술 등을 광범위하게 전시하는 데 비해, 갤러리는 작품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유입돼 거래가 쉬운 근현대 예술 작품을 주로 취급한다. 갤러리는 직접 예술가들과 계약해 새로운 작품을 조달하거나, 전속작가를 위한 전시회를 열어 예술가의 작품값을 올리거나, 유망한 예술가를 발굴해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등 현대 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