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생산성 낮은 업종, 최저임금 속도 조절해야"

    • 0

    입력 2018.07.14 03:00

      中企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 "청년실업 등 지표상 고용엔 아직 반영 안돼"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월 충남 충주시 한 편의점. 경영난으로 편의점 운영권을 넘기기 위해 인수자를 찾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이런 소매점 자영업자들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 조선일보DB
      정부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에 참여했던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 그는 지난해 9~10월 직접 제조업체 현장과 자영업자 매장을 둘러보면서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고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를 낮춰주고 정책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과거 보수 정권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 긍정적 반응이 최저임금 급등 한 방으로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 역시 장기적으로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걸 반대하진 않는다. 다만 속도 조절과 합리적 운용이 덧붙여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실정에 맞게 다르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최저임금제가 있긴 하지만 실제론 최저임금 미만으로 받는 근로자가 많다. 그래서 최저임금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1인당 부가가치, 그러니까 생산성이 낮은 업종들은 최저임금 인상 폭을 좀 줄여서 지급하도록 정비하자는 얘기다. 대표적인 분야는 농업, 어업, 임업, 음식업, 숙박업 등이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난해 6월 회원사 33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 찬성한 바 있다. 노 위원은 "시범 적용을 해서 효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관찰한 다음, 최종 방안을 확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기본적으로 임금이 생산성을 어느 정도는 반영해야 한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업종별로 급여 지불 능력, 근로 조건, 생산성이 다 다른데 이를 배제한 임금 결정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노민선 연구위원
      노민선 연구위원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폭 달라야

      최저임금은 근본적으로 근로 의욕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 그는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나 '프리터족(free arbeiter)'처럼 근로 의욕이 없이 겉도는 사람들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건 경제구조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이건 자영업자건 생산성 향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이 계속 오르면 현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상당수가 대기업과 하도급 관계로 엮여 있는데, 인건비가 오르면 납품 가격도 올라가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기업에 그런 호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이 제도와 현실 사이에 끼어 신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신중했다. 적어도 아직까진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증거는 없다는 것. 사상 최악 수준에 이른 청년 실업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한 결과일 뿐 최저임금 인상에서 직접 비롯된 현상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향후 채용 시장에서 심리적인 위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은 직접 소상공인과 중소업체 대표를 만나보니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직원들 자르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느냐. 당분간 어떻게든 버텨보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