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블룸버그 킬러' 메신저 '심포니'의 다비드 굴레 CEO "기업 맞춤형 보안 메신저로 세계 주요 금융사들 매료"

    • 0

    입력 2018.07.14 03:00

      [5 Questions]

      리보(LIBOR·영국 런던 금융시장에서 적용되는 은행 간 단기 거래 금리) 조작 사태를 비롯,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업계를 뒤흔든 사건·사고에는 공통적으로 도덕적 해이와 정보 보안 문제가 얽혀 있다. 스마트폰과 채팅 앱 같은 통신 수단이 발달하면서 금융 당국과 금융업계는 정보·통신 보안에 한층 더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기류를 타고 기업용 보안 메신저 서비스인 심포니커뮤니케이션서비스는 창업 6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 평가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됐다.

      심포니는 일반 채팅뿐 아니라 화상 채팅, 모바일 메신저, 실시간 금융 정보 제공까지 가능한 기업용 보안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골드만삭스, JP 모건, BoA메릴린치 등 글로벌 금융사 15곳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지난 2014년 심포니의 전신인 페르조(Perzo)에 6600만달러를 투자한 다음 골드만삭스의 사내 메신저 부문과 합병시켰다. 이후 구글, 소시에테제네랄, UBS 등으로부터 1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심포니의 누적 투자금은 3억달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금융사 300여곳, 32만명 고객이 심포니의 통신 플랫폼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심포니 메신저는 제휴를 맺은 다우존스, 맥그로힐, 톰슨로이터, 닛케이 등이 금융 정보와 뉴스를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 역할도 한다. 심포니 메신저를 이용하는 금융사가 원하는 금융 정보업체를 선택하면 그 업체의 금융 거래 데이터와 뉴스가 실시간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심포니가 금융 데이터 서비스의 강자인 블룸버그를 무력화시킬 것이란 전망과 함께 '블룸버그 킬러'란 별명을 얻은 이유다.

      심포니는 어떻게 차별화에 성공했을까. 다비드 굴레(Gurle·52·사진) 최고경영자(CEO)를 미 실리콘밸리 팰로앨토 본사에서 만났다.

      Q1 대기업에 다니다 직접 회사를 차린 이유는 무엇인가.

      "화상 채팅·인터넷 전화 서비스 회사인 스카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MS), 톰슨로이터에서 기업용 서비스 부문을 담당하는 등 15년 넘게 기업용 메신저 분야에서 일하다가 지난 2012년 심포니의 전신인 페르조를 창업했다. 보안 수준이 높고 어떤 기기에서든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문자 채팅뿐만 아니라 단체 채팅과 화상 회의, 전화 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되 사내 보안 규정과 정보 보안 법률에 어긋날 걱정 없이 원하는 의도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고, 도·감청 위험에서도 자유로운 메신저 플랫폼을 만들길 바랐다. 회사에 소속돼 있으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내 이상과 비전으로 가는 길에 (사내) 정치와 긴장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골치 아픈 일에서 벗어나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회사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

      Q2 다른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와 차별되는 점은.

      [5 Questions]
      "우리 메신저 서비스는 클라우드컴퓨팅을 기반으로 해 사무실 밖에서도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우리가 기업들에 제공하는 메신저 서비스는 맞춤식이다. 조직마다 작업 흐름이나 필요로 하는 기능이 각기 다르다. 하지만 기업들이 독자적인 메신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건 비용이 너무 많이 들뿐더러 그동안 구축해놓은 정보 시스템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기업들의 필요와 기존 시스템에 맞춰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알맞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구축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서비스를 구입한 회사의 담당 직원 교육까지 진행한다.

      그리고 심포니는 통신·정보 보안을 최우선에 둔 유일한 메신저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사무실에서 정보가 전송되기 전에 암호화된다. 복호화(復號化)에 필요한 키가 우리에게 없어 우리도 고객들 데이터를 볼 수 없다. 보안 수준이 높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우리 메신저와 통신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이다. 금융 같은 규제 산업에서는 당국이 개별 기업을 감독하는데, 특정한 기업의 법적 이슈나 직원 간 대화까지 관리 대상이다. 우리는 '적극적인 규정 준수(active compliance)'를 추구한다. 예컨대 특정 회사의 인수·합병 건에 대한 루머나 특정한 주식에 대한 정보를 금지어로 설정하면 해당 단어를 채팅창에 아예 입력할 수 없다. 금융사 직원들이 실수로 민감한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Q3 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최근 어떤 변화가 눈에 띄나.

      이미지 크게보기
      심포니의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해 그룹 화상 회의와 채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컴퓨터 화면. / 심포니커뮤니케이션서비스

      "첫째는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 둘째는 업무 환경이 더 사회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화와 왓츠앱,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의 발달이 사회적인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기업 조직들은 이전보다 덜 위계적이고 더 수평적으로 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간 협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 전달하는 과정이 복잡해져 의사소통과 상호 작용이 이전보다 더 필요하다. 협업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우리 회사도 협력사 없이 모든 사업을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어떤 조직이나 비슷한 사정일 것이다. 기업 내 직원들 사이의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기업과 협력사, 공급 업체, 고객 기업 간에도 그 어느 때보다 더 관계 지향적이고 양방향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Q4 기업 공개나 인수·합병 같은 확장 계획이 있나.

      "기업 공개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우리 메신저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을 가진 기업이 있다면 언제든 추진할 수 있다. 지금은 해외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Q5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이 공과대 학생들을 졸업 전부터 채용해버릴 정도다. 연봉이나 복지 혜택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직원들의 애사심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1~3년 만에 이직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떻게 좋은 인재를 찾아 회사에 남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굴레 CEO의 집무실로 가는 중간에는 사내 카페테리아가 있었다.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단한 과자부터 샐러드·음료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었다. 상주하는 조리사가 파스타 같은 따듯한 요리를 비롯해 음식이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운동용 매트를 들고 편안한 차림을 한 직원 두 명이 대화를 나누며 지나갔다. 수요일 오후마다 진행하는 사내 운동 모임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안내 직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