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데이터, 디지털화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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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7.14 03:00

      [Cover story] '자본 없는 자본주의' 5가지 사례

      자크 부긴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

      "앞으로 기술 기업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자크 부긴(Bughin)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은 WEEKLY BIZ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기술 기업을 강조했다. 기술 기업 여부는 기업이 얼마나 디지털화를 깊게 이해하고 실천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 자산은 정보, 곧 데이터다. 그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가공하고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폭넓게 교류하는 기업과 도시가 성공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중심의 경제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자본과 인재, 정보가 집중되는 메가시티(Megacity·거대 도시)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①데이터 활용해 새 가치 창출하라

      ―경제에서 그 어느 때보다 지식과 정보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무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무역의 흐름도 바뀌고 있다. 20세기 국가 간 무역은 물건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무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춘 선진국과 대기업이 우위를 점했다. 무역에 '중력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 국가 간 물리적 거리가 100㎞씩 멀어질 때마다 교역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거리가 떨어질수록 제품을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무역은 정보, 지식, 데이터의 교류가 주를 이룬다. 배나 비행기로 운반할 필요가 없는 무형(intangible) 자산이다. 이와 함께 '중력의 법칙'도 사라지고 있다. 세계 어디서나 핀테크 앱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물건을 교류하는 시대는 갔다. 데이터와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 국제무역도 주도할 것이다."

      ―새로운 경제는 어떻게 다른가.

      "데이터가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무형의 정보와 지식 등이 전부 디지털화되면서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 분류 등이 중요해졌다.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도 데이터만 잘 활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 데이터는 독점이 어렵고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에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교류의 대상이 제품에서 데이터로 바뀌면서 사이버 보안 위협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의 중요한 자료나 기밀을 빼내려는 해커들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갈수록 교묘한 방법으로 정보 탈취를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은 보안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②업무 각 분야를 디지털화하라

      ―기업이 이런 환경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우선 디지털 기술부터 완전히 습득해야 한다. 이후 관련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물류 시스템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평범한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과거에는 단순 제조 기술과 고객 서비스만으로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모든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마스터해야 한다. 대부분 기업 문화와 전략을 디지털 환경에 맞춰 재구성해야 한다.

      수많은 기업이 시작하기 전부터 겁을 낸다. 이들은 우버, 아마존 등 태생이 디지털인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점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의 3분의 2는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이다. 넷플릭스도 DVD를 빌려주던 기업에서 온라인 콘텐츠 강자로 완전히 탈바꿈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월마트가 디지털 DNA를 갖춘다면 아마존보다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③해외 기업과 교류를 확대하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국가나 기업이나 한 우물만 파는 것은 피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정부 관계자 중에는 첨단 기술 투자에 주력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이가 많다. 극단적인 전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첨단 기술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도 골고루 육성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지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주력 산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통신 등의 IT 인프라는 훌륭한 데 비해 '연결성'이 부족하다. 연결성이란 인적 자본, 금융,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다른 국가와 주고받는 정도를 뜻한다. 맥킨지 조사 결과, 전 세계 131개국의 평균 연결성은 35%다. 싱가포르처럼 연결성이 65~70%에 달하는 초연결 국가도 있다. 한국은 20%로 평균 이하다. 특히 국가 간 데이터 흐름의 강도가 약하다. 금융 정보만 해도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고 생성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 정부는 연결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④메가시티의 전문성을 활용하라

      ―기업 간, 국가 간 연결성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시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분산해야 한다. 미국이 앞서가는 이유는 첨단 기술 중심지인 실리콘밸리, 금융 허브인 뉴욕, 미디어·엔터테인먼트가 강점인 로스앤젤레스, 바이오·헬스케어에 전문성을 보유한 보스턴 등 도시를 고루 갖추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현재 글로벌 GDP의 50%는 도시에서 생성될 정도로 도시의 역할이 커졌다. 도시로 정보와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전망이다.

      미래에는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시티가 혁신과 교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30년 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크기는 지금의 2~5배로 커질 것이다. 지금은 메가시티가 약 8개지만, 조만간 100개 가까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 메가시티로 촘촘하게 연결된 세상이 우리의 미래다. 도시를 육성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