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밀레니얼 세대 뚜렷한 특징은 '공유'… 심리 연구하면 소비 알아

    • 이경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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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30 03:00

      [Cover Story] 경영학자가 본 심리학

      이경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경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경영학에서 흔히 쓰는 용어 중 하나는 '시장(market)'이다. 마케팅에서는 시장은 소비자들 집합을 뜻한다. 이 시장은 생각하고 느끼며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다. 마케팅 세부 분야에선 소비자 행동이 있다. 시장 안 개인에 초점을 맞춰 가장 미시적인 연구를 하는 분야다. 소비자를 이해하려면 기업 울타리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다양한 마케팅 자극에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 개인 내부와 소비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반응에 초점을 맞춘다. 심리학과 교류가 활발한 건 당연해지는 추세다.

      왜 소비자는 어떤 특정 마케팅 요인에 반응을 보일까.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을 둘러싼 가장 뚜렷한 소비 현상은 경험 공유 문화다. 식당에 가고, 공연을 보고, 여행을 다닌 경험이 공유된다. 이런 경험의 공유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에만 매일 7000만장 사진이 올라온다고 하니 이 경험 공유형 소비는 점점 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이런 행태에 대해 ①같이 경험을 하지 못한 지인과 그 경험을 나누고 싶다 ②나중에 이 경험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이유를 든다. 이걸 놓고 '응답자 중 ○%가 이렇게 대답하더라'는 정량적 설문조사 분석보고서는 연구 범위가 너무 협소하다. '경험을 공유하고 싶을 때와 저장하고 싶을 때 찍은 사진은 즐거움이 다를까?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라고 호기심을 발동할 때 심도 있는 마케팅 연구가 시작된다.

      소비자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블랙박스'다. 어지간히 파고들어선 파악하기 어렵다. 경영학에서도 이런 블랙박스 안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심리학의 실험방법론을 자주 빌려 쓴다. 심리학이란 프리즘을 통해 소비 행태가 이전에 상식적으로 인식했던 원인과 다른 이유에서 야기됐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케팅 전략에 소비자 심리 연구 필수

      종종 음식점·미용실 등이 자기네 가게에 왔던 경험을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하고 인증하면 가격 할인 등 보상을 준다는 홍보 문구가 등장한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소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추천 시스템을 광고·마케팅보다 신뢰한다. 그러나 맹점이 있다. 이런 금전 보상을 전제한 경험 공유는 그 경험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반감시킨다는 점이다. 재구매에 대한 흥미도 약화시킨다. 심리학적인 분석 결과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걸 독려하고 싶으면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을 위해 사진을 남기세요"라는 식으로 아닌 척 슬쩍 찌르는 게 효과적이다. 심리학적 실험 기제를 통해 입증된 내용이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욕구가 있다. 그들이 단지 물질적 소비와 구매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보면 너무 단편적이다. 인간으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성장하는가, 건강과 노후를 위한 자기 관리에 얼마나 신경 쓰나, 물질보다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와 시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런 개인 심리에 대한 탐구는 마케팅 연구의 최신 주제와 맞닿는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열쇠가 심리학에서 주어질 때가 적지 않다. 다이어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는데 자기 관리, 자기 절제에 대한 심리학 이론이 접목되고 기업이 브랜드를 인간의 얼굴로 포장하려는 것도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