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경제학·경영학의 심장을 쏜 심리학… 인간 행동의 진실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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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30 03:00

      [Cover Story] 경제학·경영학과 만난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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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한국

      "심리학은 명백하게 경제학의 기초이자 전반적인 사회과학의 토대다. 언젠가 심리학에서 모든 사회과학 법칙을 유추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Pareto·1848~1923)가 1906년 저서 '정치경제학 강의'에서 꺼낸 화두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은 그동안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을 가정하고 학문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인간은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이거나 감정적인 선택을 자주 한다. 결국 경제학·경영학은 심리학과 손을 잡고 사회경제적 현상을 분석해야 했다. 그 결과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 전성기를 맞았다.

      심리학자들과 활발한 공동 연구를 펼친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면서 행동경제학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2008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지난해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가 잇따라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면서 심리학과 경제학의 만남은 꽃을 피우고 있다.

      협상 전략·리더십 양성에 효과 많아

      경영학도 마케팅과 소비자 이론을 연구할 때 심리학적 접근법을 자주 빌려다 쓴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특정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행태를 분석하려면 심리학에서 오랫동안 실험한 '자아 이미지 관리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이경미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미시적인 소비자 활동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심리학 분석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학·경영학·심리학은 어떻게 서로 융합하고 있을까. WEEKLY BIZ는 이 융합 현상을 잘 이해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심리학자 3명을 만났다. 전 세계는 물론 한국에서만 1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Influence)'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Cialdini)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경제생활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설득의 영향력이 이뤄지는 구조를 분석한다. 그는 설득 과정에서 상대방이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는 심리적 상황과 신뢰감을 조성하는 말과 행동, 즉 '오프너(opener)'를 강조했다.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 상호작용 연구의 권위자인 대커 켈트너(Keltner) UC버클리 교수는 선(善)이 리더십에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와 영향을 다채롭게 분석했다. 그는 "마키아벨리 같은 중세 서구 사상가는 리더십에 있어서 선(善)이 중요치 않다고 했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권력은 오래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머스 길로치비(Gilovich) 코넬대 교수는 지혜에 대해 설파한다. 소비 행위에서 지혜는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경험을 사는 데서 온다. 비싼 자동차나 전자 기기를 사는 데 열을 올리기보단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공연을 관람하는 게 더 긴 효용을 가져다준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