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헉!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족집게처럼… 유튜브, 스포티파이에 도전장 던졌다

    • 배정민 SK텔레콤 유니콘랩 매니저
    • 윤영우 SK텔레콤 유니콘랩 매니저
    • 최소정 SK텔레콤 유니콘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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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30 03:00

      다운로드 음악 저물고 스트리밍 시장 급성장
      '딥 러닝 '도입한 스포티파이 음악시장 주류 바꿔

      지난 3월 미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에서 끝난 세계 최대 콘텐츠·음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음악 분야에서 화제의 중심은 스포티파이(Spotify)와 유튜브(Youtube)였다. 미래 음악 시장 패권을 놓고 두 디지털 서비스업체가 격돌하는 모양새였다.

      디지털 음악 시장에선 주 소비 형태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변하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음악을 다운로드하지 않는다. 항상 원하는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 관건은 원하는 음악을 찾는 것. 결국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노래 중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노래를 누군가 찾아주는 게 핵심 서비스로 떠올랐다. 그 갈증을 스포티파이가 채운다.

      스포티파이, 음악 시장 주류를 바꾸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 음악 소비 행태(가수, 장르, 시간대, 곡 길이 등)를 딥 러닝(deep learning) 체계로 분석한 다음, 인간의 손길(관리자 보정)을 보태 플레이리스트(playlist)를 제공한다. 스포티파이에 접속하면 이용자마다 화면 구성과 나오는 노래가 다르다. 밤에는 잘 때 듣기 좋은 음악, 아침엔 신나는 노래를 내세우는데 이게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 다르다. 스포티파이가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접한 사용자들은 "헤어진 애인이 만든 것 같다" "듣고 있으면 소름 끼칠 정도" "이 세상 어딘가 있는 또 다른 내가 만든 것 같다"는 상찬을 아끼지 않는다.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가 워낙 음악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다 보니 이 플레이리스트에 자기 노래를 끼워 넣으려는 가수와 음반사 로비가 치열해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미 최고 여가수 중 하나인 테일러 스위프트(Swift)는 2014년만 해도 스포티파이 무료 서비스에 반발, 음원 공급을 중단했지만 작년부터 다시 음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신곡 '델리키트(Delicate)' 뮤직비디오를 스포티파이에 독점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스포티파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음악 플랫폼으로서 음악과 관련된 모든 소비 활동에 관여한다. 음반이나 '굿즈(goods)' 등 가수 관련 상품·서비스를 구매하고, 공연 소식을 보거나 바로 예매할 수 있도록 외부 업체와 제휴했다. 가수들에겐 전용 앱(Spotify for Artist)을 제공하면서 팬들과 소통하는 통로를 확장시켜준다. 스포티파이는 이른바 '데이터 수익화(data monetization)'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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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스포티파이의 상장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블룸버그
      오스틴 음악축제에서 최대 화제

      올해 SXSW에서 또 주목을 받은 인물은 유튜브 음악 사업 총괄 라이어 코언(Cohen) 대표였다. 제이Z, 카니예 웨스트를 키워낸 그는 워너뮤직 CEO를 지내다 2016년 유튜브에 합류했다. 그의 이적 소식은 음악 산업계에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스포티파이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유튜브가 앞으로 음악 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유튜브에 음악이 중요한 이유는 유튜브 내에서 음악 콘텐츠 소비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는 이용자는 10억명, 유튜브 조회 수 상위 100위 동영상 중 94개가 뮤직비디오나 음악 관련 영상이다. 2017년 최대 조회 수(50억회)를 기록한 동영상도 가수 루이스 폰시의 노래 '데스파시토(Despacito)'였다. 유튜브 광고 수익의 3분의 1이 음악 관련 영상에서 발생한다. 한국 역시 다르지 않다. 음악 감상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멜론(28%)이 아닌 유튜브(43%)였다.

      코언 대표는 앞으로 유튜브 음악 서비스 방향을 3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가수 권익을 우선으로 다루면서 다양한 음반사와 제휴, 신인 가수를 발굴하고 인디 음악을 지원한다는 것. 영국 신인 여가수 두아 리파(Lipa)는 2017년 7월 '새로운 규칙(New Rules)'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끌면서 영국 음악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고 7개월 만에 구독자 수가 80만명에서 490만명으로 늘었다.

      둘째, 유튜브 뮤직이 이용자 취향, 위치, 시간 등을 고려해 음악을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변한다. 유튜브는 사용해보면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끊임없이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추천해준다. 실제 유튜브 영상 시청 시간의 80%가 유튜브가 추천한 영상물 안에서 소비가 이뤄진다는 조사도 있다. 음악 역시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유튜브가 내비친 자신감이다. 스포티파이와 정면 승부를 할 수 있는 토대를 이미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유튜브 뮤직에선 시간과 위치 정보를 결합, '오늘같이 구름 많은 날엔' '우울할 때 듣는 우울한 음악' '센티한 감성의 국내 인디' '집에서 듣기 좋은 음악' '운동할 때 듣기 좋은 음악' 등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셋째, 유튜브는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무료 서비스가 기본이지만 광고 없는 서비스 모델을 추가했다. 지난달 선보인 유튜브 뮤직은 무료로 이용하면 광고가 중간에 5초 정도 나오지만 월 9.99달러를 내면 광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유튜브는 이 외에도 음악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 작업을 마쳤다. 그동안 유튜브는 누구나 영상을 올릴 수 있는 공개 플랫폼이다 보니 가수 한 명 채널이 뒤죽박죽이고, 공식 음원 외에 공연 실황이나 일반인이 따라 부른 곡 등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었다. 유튜브 뮤직은 가수 계정을 하나로 통합하고, 앨범과 음원, 플레이리스트, 공연 실황, 그냥 따라 부른 곡 등을 구분해 선택할 수 있도록 통합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디지털 덕택에 음악산업 르네상스

      음악산업은 전통 판매원인 음반 시장이 몰락하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디지털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음악산업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코언 대표는 "이제 (음악산업은) 제2의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건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성과다. 음악 애호가들 처지에선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가 전보다 더 편하고 더 싸게 더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나 다름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