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다시 불붙는 G2 경제전쟁 '기술 패권 다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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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02 03:00

      [Cover Story] "25% 고율 관세 다시 부과하겠다"
      美, 폭탄 선언 배경엔 中 첨단기술에 대한 美의 두려움 깔려있어

      미국과 중국의 경제팀이 지난달 17~18일 워싱턴 DC에서 마주 앉았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인 류허 국무원 경제부총리가 등장했다. 두 나라 사이에 고율 관세 부과 선언 난타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진행된 무역 협상에서 양측은 관세 부과 계획을 유보하기로 합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은 열흘도 안 된 지난달 29일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원래대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등 중국산 첨단 기술 제품이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줄 알았던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불거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관세 전쟁 유보 합의 이후 잠깐 반색했던 월스트리트 주가도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미·중 패권 다툼이 근본 원인

      미·중 무역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3750억달러(2017년 기준)에 달하는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역조를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이 2015년 공개한 '중국 제조 2025' 계획에 대한 미국의 견제 심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첨단 제조 기술을 2025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에 미국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장난감이나 수출용 조립 전자제품 등 단순한 분야가 아니라,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인공지능과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노리면서 미국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은 중국 정부가 첨단 산업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중국 기업에 지원하고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미국 기업들에 강압적으로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관행을 전형적인 불공정 행위라고 인식하고 있다.

      다시 불붙는 G2 경제전쟁 '기술 패권 다툼' 시작됐다

      미·중 경제 전쟁의 쟁점과 원인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2018 중국과 세계 사상의 대화' 포럼에서 구체적 모습을 볼 수 있다. 포럼에 참가한 미국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중국은 이제 티셔츠나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인공지능)와 전기차 같은 첨단 기술 제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우려하는 이유를 전했다. 이번 충돌이 단순한 '무역 전쟁'이 아니라 '세계 경제 패권'을 놓고 벌이는 전초전이란 진단이다. 이에 맞서 양웨이민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은 "중국은 티셔츠만 만들고 미국은 하이테크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국제 무역 질서는 합리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반박한다. 지난달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했던 우융핑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교수도 "미국 내에선 공화당·민주당, 좌파·우파를 막론하고 미국 핵심 경쟁력을 침해할 수 있는 중국 부상(浮上)을 차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수출 기업 탈출로 이어져

      중국은 미국 정부가 간섭을 강화하자 주요 기업이 아닌 실리콘밸리 초기 스타트업, 도산 위기 업체, 공동 연구소와 합작 법인 설립 등 우회로를 통해 계속 미국의 기술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반면 미국 의회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투자에 대한 심의 검열을 강화해 미국 안보와 기술을 보호하는 법안을 최근 상정했다. 미국이 지난달 29일 중국산 첨단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도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미·중 경제 전쟁은 당장 한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해 미국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며 "수출 부문에서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들면 국내 고용과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무역으로 일어나 무역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둘러싼 G2(미·중) 갈등의 유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 새로운 시련과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G2 경제 전쟁의 원인과 전망은 무엇일까. WEEKLY BIZ가 미·중 전문가들이 설전을 벌인 포럼과 한국·미국·중국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미·중 경제 전쟁을 심층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