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민법전이 베스트셀러인 나라, 독일

    • 양돈선 ‘독일에서 배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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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5.19 03:00

      [On Germany]

      민법·노동법·상법이 도서 베스트셀러… 경쟁력의 원천은 제조업
      한국, 선진국 되려면 배워야 할 점들

      양돈선 ‘독일에서 배운다’ 저자
      양돈선 ‘독일에서 배운다’ 저자
      지금 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나라는 독일이다.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는 명품이자 예술품 대우를 받고 있다. 경제도 안정되고 유럽 각국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독일로 몰려들고 있다. 독일 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내면의 견고한 소프트 파워

      독일은 법치 국가다. 민법전이 베스트셀러인 나라다. 2016년도 10대 베스트셀러 도서 목록을 보면 민법전이 2위, 노동법전이 6위, 상법이 8위를 차지했다. 독일에서는 법 집행도 엄격하고 공정하다.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법이 없다. 생활법규를 잘 알아야 손해를 안 본다. 그래서 국민들이 법전을 가까이 하고 있는 것이다. 법대로만 하면 손해 볼 일도 없고 갑질을 당할 일도 없다. 아주 편한 사회다.

      독일은 신뢰 사회다. 지하철에는 요금 결제를 위한 회전식 또는 개폐식 개찰구가 없다. 내가 스스로 표를 사고 알아서 검표하는 자가(自家) 검표 시스템이다. 나라 전체가 믿고 사는 사회다.

      독일인들의 안전 의식은 상상을 초월한다. 서민주택도 벽이 30㎝나 될 정도로 튼튼하게 짓는다. 2010년 독일에서 세월호와 유사한 선박 화재 사건이 발생하였지만 탑승객 236명 전원이 구출됐다. 2013년에는 500년 만의 대홍수도 막아냈다. 교통질서 의식 역시 완벽하다. 아무리 복잡한 고속도로에서도 앰뷸런스가 지나가면 '모세의 기적'처럼 차들이 길을 터준다. 이러한 무형의 자본, 즉 소프트 파워가 독일의 국격을 높인다.

      막강한 하드 파워 경쟁력

      독일 경쟁력의 원천은 제조업이다. 독일은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업교육 훈련 시스템인 '일·학업 병행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실업계 고교 학생들은 기업에 취업하면 바로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다. 이들은 졸업 후 직업 현장에서 도제 교육을 받고 기술을 갈고닦아 장인이 된다. 그리고 한자리에 10∼20년을 근무한다.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세계 최고가 된다. 결국 고졸 출신들이 만든 제품들이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셈이다.

      기업들은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혁신에 집중한다. 또 몇 대에 걸쳐 한 우물을 판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경영한다. 돈 좀 벌었다고 맹목적으로 외형만 확대하거나 무분별하게 문어발식 확장을 하지도 않는다. 또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오직 세계 최고의 품질 생산에 힘을 집중한다.

      독일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는 정치 안정이 큰 몫을 한다. 독일 정치인들은 젊었을 때부터 정치를 시작해 온갖 검증을 거친다. 그래서 설득, 화해, 조정 능력 등 리더십이 탁월하다. 그리고 정직하고 청렴하다. 독일에서 독일의 정직성을 대표하는 인물 10인 중 1위부터 6위까지가 정치인이다. 역대 총리 중 부패·비리로 물러난 사람은 헬무트 콜 총리가 유일하다. 메르켈 총리 역시 정치 경력 26년 동안 스캔들이나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 독일 정치인들은 연정을 하면서도 정쟁이 아닌 협치를 통해 정치 안정을 이루고 있다.

      물론 단점이 없이 장점만 있는 사람이나 나라는 없다. 독일 차업계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 독일 우월주의자들의 인종차별도 있다. 그래도 필자가 보기에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나라이다. 그 장점들은 독일을 유럽 최강국으로 만들었고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할 점들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