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하나의 유럽' 장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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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5.05 03:00

      [Cover Story] 국내 지지도 하락까지 겹쳐… 메르켈, 격랑의 유럽 경제 어떻게 헤쳐 나갈까

      카럴 더휘흐트
      "유럽연합(EU)이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기도 하지만 장래는 밝다고 봅니다."

      카럴 더휘흐트(De Gucht·64) 벨기에 브뤼셀브리예대 유럽학연구소(IES) 회장은 WEEKLY BIZ와 한 인터뷰에서 "동유럽 국가들만 해도 1970년대에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지금은 EU의 일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더휘흐트 회장은 벨기에 외교부 장관과 부총리를 역임하고, EU의 개발 정책과 통상 부문 집행위원으로 일한 유럽 통합 전문가다.

      브렉시트는 유럽 통합 촉매제

      ―EU의 최대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발생한 문제가 있다. 유럽 경제의 경우 회복해가는 단계다. 유럽 정치도 풀어야 할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통화동맹을 재정비하고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브렉시트의 연착륙도 주요 과제다."

      ―브렉시트가 앞으로 유럽 통합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브렉시트가 유럽 통합이나 EU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영국 경제는 규모 기준으로 EU 내 2, 3위를 다투는 선진 경제인 것은 맞는다. 하지만 브렉시트는 EU가 와해되는 신호탄이라기보다, 브렉시트가 원만하고 큰 충격 없이 진행되도록 다른 회원국들이 외교·정치적으로 한층 더 단결하게 하는 촉매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가장 시급한 것은 유로화 사용 국가들인 유로존 내 은행들을 체계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통합감독체계의 설립이다. 유로존뿐만 아니라 EU 회원국 전체에 대한 감독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앞으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경제 위기에 EU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난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상황을 극적이고 감상적으로 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난민 사태에 너무 압도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정도는 외교적, 정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모든 EU 회원국이 유로화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으로 유럽 경기를 부양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스스로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은 EU 회원국은 덴마크 정도밖에 없다. 다른 국가들은 유로화 도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도 유로존으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EU 정책의 중심축은 유로존 국가들로, 경제 관련 정책은 유로존을 주축으로 입안한다."

      독일 우월주의 걱정 안 해

      ―여러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누군가에 맡겨야 한다고 보나. 상대적으로 독일의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EU 내 힘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물론 독일은 큰 나라다. 하지만 독일이 다른 회원국들에 지배력을 행사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우리나라(벨기에)처럼 작은 회원국들도 한자리에 앉아서 EU의 주요 안건을 다수결 투표로 결정한다. EU는 상당히 민주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고 있다."

      4선 임기를 시작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이전보다 좁아진 탓에 독일이 유럽 통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더휘흐트 회장은 "추측일 뿐이다. 아직은 모르는 일 아닌가"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