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 대체로 좋아… 회원국 재정 안정 위해 ESM을 EMF로 전환 논의"

입력 2018.05.05 03:00

[Cover Story] 국내 지지도 하락까지 겹쳐… 메르켈, 격랑의 유럽 경제 어떻게 헤쳐 나갈까

요아힘 밤바흐
독일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요아힘 밤바흐(Wambach·50) 센터장은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무역 분쟁 가능성과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독일과 유로존에 대한 경제 기대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독일과 유로존의 경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성장 속도가 지난해보다 하락하더라도 성장세 자체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ZEW는 경제심리지수 등 주요 경제·산업지표를 발표하는 독일의 주요 경제 싱크탱크 중 하나다.

―독일의 현재 경제 상황은 어떤가.

"대체로 좋다고 본다. 독일 산업계의 수주잔고(아직 이행되지 않은 수주액)는 최근 몇 년 새 최고 수준이다. 일부 주(州)는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실업률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의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독일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와 2019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각각 2.3%, 2.1%다. 세계 경기가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기계·장비 주문을 늘려, 독일의 수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본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독일 등 무역흑자 국가들과의 분쟁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했다.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

"올해 4월 독일의 ZEW 경제심리지수는 전달보다 하락했다. 대략 국민 4명 중 1명은 수출 관련 직종에 종사할 정도로 독일 경제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면 독일 경제에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차원에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공정한 규칙에 기반을 둔 자유 무역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고, 유럽 차원에서는 진행 중인 경제 개혁을 지속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EU 내에서는 회원국의 재정 안정을 위해 설립한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유럽통화기금(EMF)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로존 국가들이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미 보호주의가 경제 회복에 부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독일과 유로존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나.

"무역과 관련한 미·중 간 긴장이 유로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생산 부문의 세계화가 상당히 진행된 만큼, 공급망을 통해 유럽 경제에 간접적으로 부담을 줄 수는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유럽 증권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유럽 경제에 얼마나 타격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각국 정부들이 얼마나 구체적인 조처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가 어떤 정책적인 대응을 해야 하나.

"산업화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독일도 사회구조적인 변화를 겪는 중이다. 디지털, 에너지 전환, 고령화 등 경제와 사회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이 많다. 원론적으로 들리겠지만, 독일 정부는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알맞은 기술적·법적 사회기반시설을 갖춰야 한다. 인구 변화가 진행되는 만큼 연금제도도 지속 가능하도록 개혁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제도 재정비는 경제 상황이 좋을 때 선제적으로 진행해야만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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