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인, 비싼 대가 치를 수 있다

    • 코너 센· 뉴리버 인베스트먼츠 매니저

입력 2018.05.05 03:00

[WEEKLY BIZ Column]

코너 센 뉴리버 인베스트먼츠 매니저
코너 센· 뉴리버 인베스트먼츠 매니저
현재 자동차 산업은 일종의 역설에 빠져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앞다투어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자동차의 미래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포드자동차는 2022년까지 전기차 40종을 개발해 선보이기 위해 1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빌 포드 포드차 사장은 "우린 (전기차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전기차에 대규모로 투자하려면 그 돈은 결국 배당금을 줄이거나 다른 사업 분야 투자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분야 선도업체로 꼽히는 테슬라는 '광신도'가 많아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하는 데 비교적 어려움이 없는 편이지만 포드·GM 같은 전통 차 제조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결국 내부에서 투자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소형차보다는 수익이 많이 나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나 픽업트럭 생산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포드만 해도 SUV 판매량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79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대표적인 소형 차종 포커스는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SUV나 픽업트럭은 차가 크고 값이 비싸면서 기름을 더 많이 먹는 차종이다. 미래에 환경 친화적인 차(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오늘은 비(非)환경적인 차량 생산을 늘리는 셈이다.

이런 흐름이 강화된 데는 장기 저유가 추세가 한 몫했다. 기름 값이 싸다보니 소비자들이 기름 많이 먹는 차를 사는 것에 대해 부담이 줄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차 생산을 줄이고 있는 처지는 이해가 간다. 급변하는 전기차 기술·제품 생산에 빨리 투자해야 하는데 당장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건 SUV나 픽업트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우선 유가가 오르고 있다. 2016년만 해도 갤런당 평균 1.70달러였던 휘발유값은 이제 2.8달러까지 올랐다. 철강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겹쳤다. 자동차 대출은 주택 대출에 비해 단기 금리와 더 밀접하게 연동된다. 무역전쟁으로 관세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런 비용 측면에서 발생하는 변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지금 펼치고 있는 전략은 나중에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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