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빅데이터 시대, 두려워 말고 즐겨라

    •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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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21 03:00

      [On the Marketing]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지난 10일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다. 8700만명에 이르는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불법적으로 활용됐다는 이른바 '페이스북 스캔들'을 해명하고 사과하기 위해서다. 이번 일로 페이스북 주가가 급락하고,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주장하는 개인 정보 보호의 약속과 실제 현실의 격차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기업도 저런데 우리야 더하겠지…' 하는 부정적 시각이 퍼지면서 소비자들 불만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정부가 추진하는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정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삼성전자 빅스비 등 음성 인식 기반 AI(인공지능) 플랫폼이 대세였다. 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표 기업들이 플랫폼으로서 AI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을까? 속내는 '데이터' 확보에 있다. 예를 들어 삼성 빅스비가 장착된 스마트워치 기어(Gear)에서 발생한 생체 데이터는 클라우드(cloud)에 저장되어 빅데이터가 된다. AI가 이를 분석, 개인별 맞춤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면 개인의 삶은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이런 게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 승패는 데이터 확보와 활용에 달려 있다. 개인 정보 보호 중요성이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대로 활용하려는 사회적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

      데이터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데이터에 대한 개인 통제권 범위를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개인 정보에 대해 지나친 포괄적 동의와 제3자 이전에 대한 무차별적 동의가 문제다. 특히 페북이 수집하는 정보는 이름·생년월일·주소·이메일 등 신상 정보(프로필)부터 친구·팔로어·팔로잉, 메시지 내용 등 70여 가지에 달한다. 이번 스캔들도 너무 많은 정보를 페북이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던 데서 발생했다.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

      둘째, 빅데이터 활성화 정책은 지속해야 한다. 특히 '클라우드 퍼스트'와 '공공 데이터 공유' 정책이 지장을 받아선 곤란하다. 데이터 기반 4차 산업혁명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인터넷상 클라우드 트래픽 비중은 2017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이 86%인데 우리는 아직도 14%에 불과하다. 이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민간 데이터 시장에 대한 인식 바꿔야

      셋째, 민간 데이터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꿔 활성화해야 한다. IDC는 2020년까지 빅데이터 분석 관련 세계 시장 규모를 2100억달러(약 225조원)로 잡았다. 한국은 1조7600억원. 한국 시장 규모가 세계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무비 패스'라는 미국 회사는 한 달 9.95달러를 내면 미국 내 4000여 영화관 스크린 3만6000개(미국 전체 영화관의 91%)에서 매일 1편씩, 월 30편 영화를 볼 수 있는 멤버십을 팔고 있다. 멤버십 수수료를 받긴 하지만 주요 수익 모델은 이용자들이 어떤 종류 영화를 언제 얼마나 자주 보는지 영화 소비와 관련된 데이터 판매이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다 보니 없는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해지는 구조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발상과 인식이 필요하다.

      작가 유발 하라리는 현대인들이 절대적으로 신봉해야할 대상으로 데이터를 꼽으면서 '데이터교'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두려운 미래이지만 어차피 올 수 밖에 없고 피할 수 없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