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파는 사람, 사는 사람, 세상에 모두 좋다' 산포요시 정신이 日 중소기업의 기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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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21 03:00

      [Cover story] 일본 강소기업의 비결, 전문가 입체 분석

      오카다 고이치(岡田浩一) 일본 메이지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중소기업학회 이사를 지내고 2014년부터 3년간 경제산업성이 선정한 '공격형 IT 경영 중소기업 100선' 작업을 주도했다. 고이치 교수에게 일본 중소기업 저력에 대해 물었다.

      -일본 중소기업의 특징과 강점은 뭔가.

      "세계 톱 클래스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하도급 기업이라는 지위를 강요당해온 분위기 때문인지 일본 국내 시장과 지역에 매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섬나라 특유의 외국어 거부감도 있어 기업가로서 적극성을 발휘하지 않는 경영자가 많다. 도전(challenge) 정신이 약하다는 뜻이다.

      반면 기술과 제품·서비스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하다. 이를 대변하는 신조가 '모노즈쿠리(제조)'다. 모노즈쿠리를 바탕으로 고객 입장에 서서 '더 사용하기 쉽게' '고객이 더 기뻐할 수 있도록' 사업을 생각한다. 한마디로 '고객 지향 경영'이다. 교토 크로스이펙트(crossEffect)는 고객이 시간을 중요시한다는 점에 주목, 세계 최고 속도의 3D 스캐닝과 모델 제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건물에 금속 부품을 납품하는 사카타제작소는 각 고객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최적의 제품과 사양이 무엇인지를 제안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사내에선 더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매일 개량하고 개선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일본 중소기업 기술력은 바로 이러한 매일매일의 개량과 개선이 장기간 축적되면서 성장했다."

      -우량 일본 중소기업들 공통점은.

      "가치 창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독자성을 가지고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창출해 그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는 고객과 거래 상대 등이 요구하는 수요의 총칭이며 이는 시대와 함께 다양화해 세분화된다. 예를 들어 20년 전 하도급 기업이라면 QCD(품질·가격·납기)를 모두 요구하지만 지금은 그것만 갖고는 하도급 기업으로서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없다. QCD에 더해 개개 거래 상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안 능력과 기획 개발 능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여기에 고객 수요는 시대와 함께 다양화·세분화되므로 '대중으로부터 개인으로'의 수요 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사회의 변화는 수요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수요도 창출하고 있다. 각 기업의 강점을 살려 그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면 필연적으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뛰어난 기업은 모두 변화에 대응하는 힘을 가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장인 정신·고객 우선이 강소 기업 저력

      -일본 중소기업이 지닌 창조성과 기술력,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은.

      "프로 의식(일본식으로는 장인 정신)과 고객 지향 의식이 크게 작용하면서 창출된 측면이 크다. 예부터 일본 상인들은 장사를 할 때 '산포요시(三方よし·고객도 종업원도 거래처도 모두 좋은 회사)' 정신을 가졌다. '파는 사람도 좋고, 사는 사람에게도 좋고, 세상에도 좋은'이란 뜻이다. 회사에 대입하면 '버는 것만 생각하지 않고, 고객이 만족하는 걸 실현하고, 장사를 통해 사회에 공헌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정신이 일본 경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침투하면서 일본 기업의 DNA가 됐다."

      -저출산·고령화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저출산·고령화는 중소기업 인력 부족, 후계자난이라는 문제를 심각하게 만든다. 특히 후계자 문제는 '대폐업 시대'의 도래를 가져올 수 있다. 인구 감소 대책이 당장 효과를 거두긴 어렵겠지만 후계자난은 일단 중소기업이 경영 실적을 높이는 경영을 지속해 매력 있는 기업이 되면 자연스레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중소기업 경영 능력을 향상시켜 경영 실적을 높이려면 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