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트럼프의 對中 압박 관세, 美 소비자에 화살 돌아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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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07 03:00

      [WEEKLY BIZ Column]

      린이푸 전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린이푸 전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1980년대 중반 들어 특히 심화된 미국의 무역 불균형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한 부동산과 주식 가격 상승, 부(富)의 효과로 인한 소비 증가와 저축 감소 등에 힘입은 바가 크다. 또한 미국은 중동 분쟁에 개입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때문에 막대한 재정 적자가 발생했고, 이는 무역 불균형의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 중심의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미 달러화는 더 이상 금의 가치에 고정돼 있지 않다. 하지만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한 덕에 미국은 돈을 찍어내 수입 대금을 지급하며 무역 적자 상태를 이어갔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1985년 즈음해 미국이 중국에서 소비재를 수입하면서 시작됐다. 1985년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은 적자였다. 이후 적자가 해소돼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가져간 흑자 규모는 600만달러로, 당시 미국의 총 무역 적자액의 0.3%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전체의 44%에 달하는 347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 흑자는 구조적으로 과장된 면이 있다.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제조업 제품에는 자본집약적인 부품들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부품들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대만에서 수입된다. 이는 비교우위에 기반을 둔 나라 간 교역에 따른 결과다. 또한 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면, 그동안 중국이 누린 대미 무역 흑자는 다른 저임금 국가들로 이전될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부담은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들이 져야 한다. 단순히 수입품 가격을 올린다고 해서 중국산 생활필수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긴 채 중국산 제품을 계속 수입하거나, 아니면 베트남, 인도, 아프리카 같은 다른 수입처를 찾는 수밖에 없다. 수입 대상을 바꾼다고 해서 미국의 무역 적자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국산보다 제품 가격이 비쌀 경우 무역 적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똑같은 제품에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올리는 등 다양한 수단으로 반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무역 분쟁이 무역 전쟁으로 고조되는 상황이므로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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