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달걀 복제 위한 도구일 뿐 인간은 '밈' 복제 단계로 진화

    • 김경준 부회장

입력 2018.04.07 03:00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1859년 나온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대해 종(種)과 개체 차원의 자연선택에 따른 적자생존으로 접근했다. 이후 1869년 스위스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미셰르가 유전물질인 핵산을 발견했다. 1953년에는 분자생물학자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유전정보를 보관하고 복제하는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생명체 속성을 유전자 단위로 이해하게 되면서 환경에 대한 적응과 진화도 유전자 차원으로 접근하게 됐다.

1976년 리처드 도킨스는 이를 토대로 생명세계 논리를 설명한 '이기적 유전자'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진화의 주체가 생물 개체나 종이 아니라 유전자이며, 개체는 유전자 보존을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기계라는 주장을 담았다. 예컨대 닭은 달걀 유전자를 복제하고 전달하기 위한 단순한 도구다. 이기적 유전자는 자기 복제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생물체가 행동하도록 다양한 생존 전략을 본성으로 심어 놓았다. 인간도 본질적으로는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서 유전자의 이기적 동기는 인간 본성의 기본 구조를 형성한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 가운데 동물적 속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도킨스는 이를 문화적 유전자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인간이 지능과 자유의지를 가지고 단순한 생존본능을 넘어서면서 생물학적 유전자 복제뿐 아니라 문화적 유전자 밈(Meme)을 복제하는 단계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밈을 통해 인간은 혈연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사고와 문화를 복제하고 전파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기적 유전자'는 개체의 표면적 행동 속에 잠재된 본성을 유전자 단위의 생존과 진화라는 요인으로 설명한다. 이런 파격적인 내용으로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현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우리 대입 논술시험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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