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우버 사망사고 재발 막으려면… 기술 성숙도에 맞는 규제 갖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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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07 03:00

      한스-워너 카스 맥킨지 자동차 총괄 시니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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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워너 카스 시니어파트너는 “자율주행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결국 이 방향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세계 최고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자동차 부문을 총괄하는 한스-워너 카스(Kaas·54) 시니어 파트너. 자동차 업계에선 거물(巨物)로 통한다. 자동차산업 메카로 통하는 미 디트로이트 맥킨지 사무소에서 주로 머물지만 한국에 들어오면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전장(電裝) 사업에 발을 들인 대기업 총수들까지 앞다투어 모시는 '귀빈(貴賓)'이다. 이달 초 3년 만에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도 국내 유수 기업들과 분·초를 쪼개가며 모임을 가졌을 정도다. 그런 그를 서울 수하동 센터원 건물에 있는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만나 급변하는 자동차업계 미래와 한국 자동차업계 앞날에 대해 물었다.

      카스 파트너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미국 시민. 답변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논리적이었다. 1시간 넘는 대화 도중에 거의 농담도 섞지 않았다. 카스 파트너는 미래 자동차 시장 특징을 4가지 혁신(disruptive) 기술로 요약했다. ①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②차량 안팎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결성(connectivity) ③공유 차량(shared mobility) ④전기화(electrification). 이 4가지 기술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미래 자동차업계를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우버 사고' 계기로 안전 규제 강화해야

      ―최근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자율주행차 시험 도중 보행자 사망 사고를 내면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어떤 기술이라도 그에 맞는 제도를 만들 때는 기술성숙도(technology maturity)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자동차업계나 안전 관련 규제 당국에서도 기술성숙도를 굉장히 세밀하게 보고 상황에 맞는 기준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더 많이 시험 운행하거나 본격 도입하기 전에 이런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한다. 규제 당국에서 자율주행차 허가를 내릴 때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에서 관련 기술이 안전한 자율주행을 충족할 만큼 발전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센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마이크로프로세서, 조종간, 브레이크, 가속페달 등 전부 해당한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적잖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제각각 2020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기술적으론 가능하다. 자율주행차가 잘 달리려면 첨단 센서나 소프트웨어가 필수지만 더 중요한 건 고화질(HD) 지도다. 벤츠, BMW, GM에서 구글까지 자율주행차 실험은 나날이 데이터가 쌓여가고 있다. 2020년으로 못박진 않더라도 그 1~2년 후엔 제한된 지역에서 4단계 자율주행차는 충분히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자율주행을 1~5단계로 분류할 경우, 4단계는 완전자율주행인 5단계 바로 이전 수준이다.) 싱가포르와 유럽 일부 나라에선 착착 준비하고 있다. 2016년엔 판매 차량 중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라도 탑재한 차량이 1%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5년엔 전 세계 상위 완성차 제조업체의 80%가 고도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상용화를 마칠 것으로 본다. 시장도 충분하다. 맥킨지가 얼마 전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보면 응답자의 60% 이상이 자율주행차를 기꺼이 사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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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외곽 템페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차 사망 사고의 현장 모습. /AP연합
      차업체, IT업체와 경쟁해도 유리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제조업체와 IT(정보기술) 기업 간 장벽이 없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경쟁에서 전통 자동차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이다. 아무리 IT업체들이 뒤늦게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다고 해도 (자동차업체들이) 수십 년간 쌓은 경험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단순 차량 제조뿐 아니라 디자인, 주행 환경 실험, 부품 간 조화 등 신차 개발 과정에서 그들이 축적한 데이터는 거대한 지식 창고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그리고 브랜드 가치가 있다. 전통 자동차업체들이 만든 자율주행차와 IT 기업이 만든 자율주행차, 당신이라면 뭘 사겠는가. 사실 IT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실험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생산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결정한 바도 없다. 탐색 단계일 뿐이다. 전통 자동차 강자(强者)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전기차는 일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기차 시대 자동차업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전통 독일 업체뿐 아니라 도요타나 닛산, 현대와 GM, 포드 모두 전기차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승자가 누가 될진 모르지만 한두 곳만 살아남는 극단적인 형태는 아닐 것이다. 7~8개 업체가 전기차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 될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요소는 규제다. 유럽 각국이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전기차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2016년엔 전체 판매 자동차 중 전기차는 5%에도 못 미쳤지만 2021년엔 신규 차량의 50% 이상이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가 될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기존 생산 라인에 10개 이상 전기차 모델을 추가, 앞으로 5년간 업체별로 10만~60만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 보급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인 높은 가격 문제도 점차 해소될 수 있다. 10년쯤 뒤엔 전기차 1대 정도는 보유하는 가구가 흔해질 것이다. 전기차를 타봤으면 알겠지만 가속력과 핸들링이 남다르다. 운전자들에게 매력이 있다."

      수소차, 인프라에서 전기차에 밀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놓고 연구개발 역량을 분산하고 있다. 과연 괜찮은 걸까.

      "수소차는 새로운 동력원으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수소 연료전지 연구가 활발했다. 그러나 전기차 바람이 불면서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다 최근 일부 자동차업체들이 이쪽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게 약점이다. 인프라(충전소)도 문제다. 전기차 충전소도 많이 늘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거기에 수소차 충전소까지 가세하면 결국 인프라 투자에서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볼보(Volvo)를 사들인 중국 자동차 회사 지리(吉利)가 지난달 다임러AG(벤츠 모회사) 지분 9.69%까지 인수했다. 중국의 '자동차 굴기(�起)'가 시작되는 걸로 볼 수 있나.

      "이미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세계시장에 꽤 이름을 알리고 있다. GM, 포드, BMW, 다임러 등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합작·제휴도 활발하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그 지위가 단기간에 주어지지 않는다. 아우디도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까지 20년 넘게 걸렸다. 중국 자동차업체들도 브랜드 가치를 얻으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결국 중국 회사들이 글로벌 자동차업체 명단에 오르려면 그건 훨씬 나중 일이다. 당장 수년 내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긴 어렵다. 지금은 중국 내에 (지리, 창안, 광저우, 체리, 비야디 등) 온갖 자동차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2~3곳 정도가 글로벌 기업으로 커갈 것이다."

      ―GM이 최근 한국 공장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M은 글로벌 자동차 1위 전략을 폐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해외 사업을 철수하는 구조조정에 주력하고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일어나는 한국GM 사태를 어떻게 보나.

      "업체마다 전략은 다르다. 공략 지역과 브랜드를 최소화해 집중하는 자동차업체가 있는 반면, 그 반대도 있다. 뭐가 맞는다고 하긴 어렵다. 회사마다 철학과 처지가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수익을 내지 않고선 곤란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