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日 아이돌이 한국보다 한수위"

입력 2018.03.24 03:07

[Cover Story] 韓·中·日·美4개국 전문가"나는 이렇게 본다"

일본
"일본 아이돌은 멤버 개인이 자유롭게 활동합니다. 자유를 보장하는 셈이죠. 그런 점에서 기획사가 모든 걸 관리하는 한국 아이돌은 일본보다 뒤처져 있다고 봅니다."

'오타쿠 문화' 등을 연구하는 모리나가 다쿠로(森永卓郞·60) 일본 독쿄(獨協)대 경제학부 교수가 내린 진단이다.

그는 "일본 아이돌은 철저히 젊은 층에 기반해 만들어진 문화"라면서 "초반엔 전형적인 아이돌 팬덤에 기반한 대규모 산업적 접근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이젠 세분화 과정을 거쳐 소규모 아이돌이 다양하게 활동하는 일본의 독자적 문화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나가 교수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국처럼 기획사 통제 아래 대규모로 아이돌을 육성하는 형태는 1980년대 대표 여자 아이돌로 꼽히는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가 마지막이었다.

모리나가 다쿠로 독쿄대 교수
모리나가 다쿠로 독쿄대 교수
그는 "지금 한국 방식은 일본에서 1970년대까지 했던 방식"이라면서 "한국 현지에서 방송에 출연할 일이 있어 마침 한국 여자 아이돌 멤버들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생활 방식과 환경이 1970년대 일본 아이돌 문화 그 자체란 걸 접하곤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일본에선 AKS에서 운영하는 아이돌 그룹 AKB가 데뷔한 2005년을 기점으로 소규모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 아이돌과, 공연 형태가 비교적 자유로운 지하 아이돌 등 다양한 유닛 아이돌(아이돌 멤버 내 소그룹)이 늘었다. 이들은 거대 기획사 관리하에 있기보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형태를 취했다. 이런 세분화 현상은 일본 아이돌계에 가장 큰 변화였다.

현재 일본 아이돌 세계는 다른 나라와 달리 저변이 넓다. 방송에서 활동하지 않지만 축제나 지역 방송, 라이브 클럽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지역·지하 아이돌이 적어도 수천~수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모리나가 교수는 "아이돌은 산업에서 벗어나 문화로 정착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국 아이돌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업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일본 아이돌 특징을 바로 볼 수 있다"면서 "일본 지하 아이돌과 지역 아이돌은 대부분 무보수로, 아이돌 활동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찾고 보람을 느낀다고 당당히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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