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美, 주식시장 붕괴하며 경기침체할 수 있다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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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3.24 03:07

      [On the Economy]
      실업률·소비자 지수 모두 나아졌지만, GDP 대비 정부부채 10년새 2배 껑충
      금리 계속 올라 주식시장 자금 썰물 우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
      미국 경제는 불안하지만 나아지고 있다. 4.1%라는 실업률은 고무적이다. 지난달 고용자 수는 30만명 늘었다. 큰 폭이다. 임금도 공식적으로 2.9%, 실제론 더 많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도 오르고 주택 가격은 작년 한 해 6.4% 상승했다. 소비자 심리 관련 조사를 보더라도 2014년 이후 가계 심리 부문은 가장 좋다.

      트럼프 감세 법안도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법인세율은 35%에서 21%까지 하락해 OECD 회원국 평균보다도 낮아졌다. 또 미국 기업 해외 법인의 과세 기준을 변경한 것도 의미가 있다. 전에는 외국에서 번 돈도 과세했다. 그런데 법인세율이 높아 미국 기업들은 해외 이익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절반은 해외 재투자 형태로 미국 바깥에서 소진했다. 이젠 '영토주의'로 전환하면서 한번 이익이 발생한 지역에서 세금을 내면 미국에선 굳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법인세도 낮아져 미국 기업은 해외서 거둔 이익을 자유롭게 가져올 환경이 조성됐다. 이는 미국이 해외에서 쌓은 자본을 본국으로 이전하는 효과를 촉진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자산 가격이 너무 높은 수준이다. 주식이나 채권, 상업용 부동산 등은 너무 높다. S&P 500 지수만 따지더라도 주가수익률(PER)은 과거보다 70% 높다. 비정상적이다. 지난 10년 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한 덕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발생 이후 초저금리 정책을 펼쳐 경기 불황에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정책을 펴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는 연준이 정하는 단기금리는 물론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장기 금리도 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주식시장 붕괴하며 경기 침체 가능성

      미국 정부의 재정 부채 역시 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의 GDP 대비 재정 부채 비율은 35%에 그쳤는데, 지금은 그 두 배가 넘는 75%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 통과된 감세안이 나오기 전부터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의 GDP 대비 재정 부채 비율이 9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왔다. 감세 효과와 국방 예산 확대 효과까지 더하면 이 비율은 100%까지 늘어날 수 있다. 심지어 이 추정치조차 미래에 추가 재정 확장 정책이나 감세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나온, 아주 낙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수치다. 미국 정부의 재정 부채와 적자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미 정부의 재정 적자 비율은 GDP의 3%수준에서 5%를 바라보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 말은, 내년이면 미 정부의 연간 재정 적자가 1조달러, 10년 안에 1조5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거란 얘기다. 미국의 장기 금리는 결국 더 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계속해서 장·단기 금리가 오르게 되면,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가 과대평가된 채권이나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 다른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이다.

      자산 가격이 정상화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나는 미국의 가계 손실이 10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의 현재 GDP가 20조달러인데, 그 절반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정상화만으로 가계가 이 정도 타격을 입으면, 미 소비자들의 소비는 GDP의 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즉,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미국의 경기 침체는 주식시장 붕괴가 촉발할 거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