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K팝으로… 싸이·엑소·방탄, 정상을 향해

입력 2018.03.24 03:07

[COver Story] 한류의 진화

1959년 9월 미 CBS방송 인기 음악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에 한국에서 날아온 검은 머리 세 자매가 등장했다. 이들이 유창한 영어로 'Charlie Brown' 'Try to Remember' 같은 익숙한 팝송을 부르자 객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미 8군 악단에서 시작, 본토 상륙에 성공한 김시스터즈였다. '한류(韓流)'란 단어 자체는 1999년 중국에서 쓰면서 전파됐지만 실질적인 한국 문화 콘텐츠 수출은 이보다 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①한류 1.0 : 탄생

1992년 해외공보관(현 해외문화홍보원)이 1991~1992년 국내 방송 사상 평균 시청률 1위(59.6%)를 기록했던 '사랑이 뭐길래'를 홍콩 방송에서 틀어보도록 홍콩 한국영사관을 설득하면서 계기를 마련했다. 홍콩에서 인기를 끌자 중국 CCTV가 관심을 가졌고, 그 결과, 중국 내에서 시청자 수 최고 3900만명, 역대 수입 외화 평균 시청률 2위(4.3%)라는 기록을 남겼다. 드라마 '느낌' '첫사랑'은 베트남에서 갈채를 받았고, 가수 클론은 1998~1999년 대만·중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2000년엔 아이돌 그룹 H.O.T.가 중국 베이징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끝냈다.

②한류 2.0 : 드라마 약진

2002년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앨범을 내고 오리콘 순위 20위 안에 들면서 한류는 본격적으로 약진을 알렸다. 다음 바통은 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이어받았다. '겨울연가'는 2003년부터 일본에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 일본어판에 이은 한국어판 재방영 등 갖가지 화제를 낳았다. '대장금'은 일본은 물론, 이란과 스리랑카, 태국, 루마니아 등 세계 6개국에서 골고루 인기를 뿌렸다. 이란에선 시청률이 최고 90%에 육박했다고 한다.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영화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고, 2006년 영화 '괴물'이 프랑스 전역 223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다. 한류 1.0~2.0 시기를 주도한 건 드라마였다.

③한류 3.0 : K팝

한류 3.0 시대를 장식하는 정점은 가수 싸이다.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유튜브 조회 수 10억 건(올 3월 현재 31억 건)을 돌파했고, 한국 가수론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순위 2위(7주 연속)까지 점령했다. 싸이와 더불어 엑소, 방탄소년단 등 미래 케이팝을 상징하는 아이돌 그룹이 이때 데뷔했다. 중국에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2014년 온라인 동영상 조회 수 34억 회를 넘어섰다.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은 내용 포맷을 중국·동남아에 수출했고, 한국 만화 '프리스트'는 2011년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했다. 게임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게임 매출 시장에서 2014년 1위에 올랐다.

④한류 4.0 : 세계화

2015년 말 엑소가 빌보드 연말 결산 월드앨범 순위 7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2016년 빌보드 정규앨범 순위 26위로 역대 한국 가수 최고 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이듬해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 연말에 미 최대 대중음악상인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 선정됐다.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미국에 판권을 팔았다. 영화 '아가씨'는 176개국에 수출, 역대 한국 영화 최다 수출국 기록을 세웠다.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는 2016년 세계적 권위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거머쥐었다. 아마존에선 2016년 11월 '케이팝' 사전이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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