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무장한 해커, AI로 막아야… 전세계 AI전쟁 곧 벌어질 것"

입력 2018.03.10 03:06

[Cover Story] 해커와의 전쟁 최선봉… 세계 1위 보안업체 '시만텍' 그레그 클라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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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클라크 시만텍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 시대에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해외 경쟁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사이버보안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시만텍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서쪽으로 40㎞ 떨어진 버지니아주 헌든(Herndon)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기밀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 1위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시만텍(Symantec)이 운영하는 보안운영센터(Security Operations Center·SOC)다. 사전 등록으로 인증받은 배지와 생체인식 검사를 거쳐 두 개의 강철 문을 통과해야 입장할 수 있다. 헌든 센터에서 일하는 시만텍 직원 100여 명은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정예 사이버 보안 요원들이다. 이들은 대형 전광판과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 전 세계 사이버 위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악성코드 샘플 분석에 들어간다.

시만텍은 365일 24시간 사이버 방어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헌든을 포함해 전 세계에 6개 보안운영센터를 운영한다. 예를 들어 헌든 센터 업무가 종료되면 곧바로 호주(시드니)·인도(첸나이)·일본(도쿄)·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센터에서 인수인계를 받아 사이버 위협을 감시한다. 시만텍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분석하는 컴퓨터 접속 기록은 하루 1000억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사이버 보안 위협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사이버 보안요원의 임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시만텍은 2016년 초 방글라데시 은행을 대상으로 감행된 사이버 절도의 악성코드를 분석해냈다. FBI(미 연방수사국)는 이 분석에 근거해 해킹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지목했다.

컴퓨터 접속 기록 하루 1000억건 분석

2016년 8월부터 시만텍을 이끌고 있는 그레그 클라크(Clark·52) 최고경영자(CEO)는 해커들의 무차별적인 사이버 공격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보며 전의를 불태운다. 해커와의 싸움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클라크 CEO는 "사이버 범죄자(해커)와 방어자가 수십년 동안 벌여온 '쫓고 쫓기는(cat and mouse) 게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WEEKLY BIZ는 사이버 전쟁 최전선에서 '전사'들을 진두지휘하는 클라크 CEO를 만나기 위해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시만텍 본사를 찾았다. 인터뷰 예정 시간(오전 9시)보다 30분 일찍 도착, 시만텍 본사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조용한 대학 캠퍼스가 떠올랐다. 동쪽 창문을 통해 실리콘밸리 아침을 밝히는 햇살이 내리깔렸다. 시만텍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CEO 집무실이 있는 4층에 내리자, 문 앞에서 클라크 CEO가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농담 한마디 없이 전 세계 사이버 전쟁 실태와 과제를 설명해갔다.

클라크 CEO는 "(사이버 보안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자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면서 "AI에 기반한 사이버 공격을 탐지하고 막는 것은 AI"라고 설명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AI로 무장한 사이버 공격 징후까지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크 CEO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는 기업은 내부 보안 수준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보안 수준이 다른 국가 기업(경쟁자)과 비교될 수 있다"며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클라우드(알리바바의 클라우드)가 둘 다 훌륭한 서비스지만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바로 보안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안은 어떤 것일까. 세계 10대 사이버보안 기업들은 '해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사이버보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경영 전략을 쓰고 있을까. 기업에 사이버보안 투자는 왜 점점 중요해지고 있을까. WEEKLY BIZ 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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