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명란젓 처음 맛본 일본인들 깜짝 놀라… 고춧가루 걷어내자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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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3.10 03:06

      후쿠야는 1948년 창업자 가와하라 도시오(川原俊夫·현 회장 마사타카의 부친)가 부인 지즈코와 함께 후쿠오카 나카스 시장 한쪽에 연 15평짜리 작은 식료품점에서 출발했다. 도시오 창업자 부친은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리고 일제 시절 부산으로 건너가 해산물과 통조림을 파는 해상운송 대리점을 운영했다. 아들 도시오도 장사꾼 기질을 물려받은 셈이다. 도시오 아버지는 장사가 궤도에 오르자 '후쿠야(富久屋)'라는 식료품점으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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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와하라 도시오 창업자 생전 모습(왼쪽)과 창업 초기 가게. / 후쿠야

      패전 후 후쿠오카로 돌아간 도시오는 후쿠오카의 텐진시장에서 해산물 점포를 여러 곳 운영한다. 도시오는 물자가 부족하고 생활도 풍요롭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교적인 성격이었다. 그 덕에 후쿠야는 평판이 좋아 장사가 궤도에 올랐다. 특히, 중화요리 식재료 부문에 강점을 보인 후쿠야는 당시 후쿠오카의 3대 도매식료품 점포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러나 도시오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간판 상품이 될 만한 상품 개발에 나섰다.

      그러던 어느 날 지즈코가 가까운 생선가게에서 소금에 절인 명란젓을 사왔다. 도시오 부부는 부산에서 매일같이 먹던 명란젓을 기억하면서 직접 기존 일본 명란젓과 다른 매운 명란젓을 재현했다. 처음엔 식탁에서 먹으려고 만들었는데, 기왕 만든 김에 이웃에게 나눠줬다. 이 명란젓을 당시 나카스 시장 일대에서 일하던 한국·중국인들이 "그리운 맛이다" "맛있다"고 호평하자, "점포에서 내놓아보자"는 용기를 갖게 됐다. 도시오는 1949년 1월 처음으로 후쿠야 판매대에 이 명란젓을 올리게 된다.

      장을 보러 나온 하카타 주민들은 명란젓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고춧가루에 새빨갛게 물든 명란젓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기 때문. 조리가 안 된 날 것 그대로였던 탓이다. 그래서 구매자들은 명란젓을 씻어 고춧가루를 걷어내고 구워 먹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후쿠야에서는 1월 10일은 첫 명란젓 판매일, 1월 11일은 첫 클레임(손해배상청구) 날이라고 부른다. 도시오는 고객들의 반응을 듣자 고객이 먹기 쉽도록 바로 맛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거부당하면 인정받게 만들자라는 장인 기질이 발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0년대 후쿠야에는 전환기가 찾아온다. 도쿄·오사카 등에서 후쿠오카로 전근해온 회사원들이 명란젓 맛을 기억하고 본사로 돌아간 후 후쿠오카 출장을 가는 부하·동료에게 명란젓 구매를 부탁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후쿠야 명란젓은 일본 전역에 인기가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