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때 진 ★… 리처드 풀드 전 회장

입력 2018.02.24 03:06

[Cover Story] 글로벌 금융위기 10년
위기 때도 투자 강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케

리처드 풀드 전 리먼브러더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
리처드 풀드 전 리먼브러더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 / 블룸버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자만과 탐욕에 빠진 사람과 회사를 파산시켰다. 100년이 넘도록 산전수전 다 겪었던 금융 신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데는 불과 몇 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158년 역사를 자랑하던 리먼브러더스는 1994년 상장 이후 2008년 1분기까지 단 한 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리처드 풀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당시 리먼브러더스 경영진이 위험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 2007년에도 공격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를 밀어붙인 게 독이 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풀드 전 회장이 리먼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수렁에 빠뜨렸다"면서 '금융 위기의 주범 25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을 다룬 책 '상식의 실패' 저자인 래리 맥도널드 리먼 전 부사장은 "풀드 전 회장이 골드만삭스 등 경쟁사를 이겨야겠다는 일념에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일부 경영진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미국 사업부는 영국 바클레이스, 해외 사업부는 일본 노무라증권이 각각 사들였다.

리먼브러더스를 포함, 월스트리트를 주름잡았던 5대 투자은행 중 3곳이 같은 해 잇따라 무너졌다. 베어스턴스는 금융 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자금난에 빠졌고, 2008년 3월 JP모건에 인수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막대한 손실을 본 메릴린치도 2008년 9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헐값에 매각됐다. 당시 메릴린치의 CEO였던 스탠리 오닐도 금융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불명예 퇴진했다. 오닐 전 CEO는 메릴린치가 골드만삭스와 경쟁해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위험이 큰 상품에 투자를 늘렸다.

그의 주도로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파생상품인 부채담보증권(CDO) 사업을 확대했다. 오닐 CEO도 풀드 전 리먼 회장과 마찬가지로 CDO의 위험을 경고한 경영진을 해고하는 등 독단적 경영을 펼쳐 메릴린치의 몰락을 재촉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명성에 금이 갔다. 그는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19년간 연준 의장을 지내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통화 정책을 동원해 미국 경제를 한동안 잘 안정시켜 왔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금리 정책과 금융회사 감독에 실패하면서 부동산 거품과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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