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소통? 소셜 미디어 기업이 닫힌 사회 만들어

    •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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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2.24 03:06

      [On Social Media]

      사용자가 인식 못 하는 사이 행동에 관여
      디지털 시대, 남의 의견에 휩쓸리기 쉬워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열린 사회(open society)'가 위기에 빠졌다. 여러 독재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이 이끄는 깡패 국가들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자신만의 깡패 국가를 세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헌법과 시민사회의 견제를 받는 중이다. 마피아 같은 지도자들의 부상은 열린 사회뿐만이 아닌 인간 문명 자체의 생존을 위협한다.

      독점 기업이 된 인터넷 대기업들 역시 문제다. 한때 혁신과 자유화의 중추였던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다음에는 오히려 변화의 장애물이 됐다. 미국 정부의 능력을 무력화할 정도다.

      인터넷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연결망(networks)을 제공해 놀라운 성장을 일궜다.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해당 서비스나 상품의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하는 '네트워크 효과' 덕분이다. 페이스북 사용자 수가 10억명에 도달하는 데까지는 8년 반이 걸렸지만, 20억명까지 증가하는 데 걸린 시간은 절반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3년 안에 전 세계인이 페이스북 사용자가 될 기세다. 하지만 네트워크 효과는 영속하기 어렵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온라인 광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지배한다. 소셜 미디어 회사의 진정한 고객은 사용자가 아닌 광고주들이다. 사용자들의 관심을 조작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사용자들이 중독되도록 고안한다. 광고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사용자들의 관심을 붙잡아둬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는 콘텐츠를 가져다 쓰면서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은 이에 대해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 독점이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수의 IT 기업 소유주와 대기업들 얘기다. 인터넷 대기업들은 장차 경쟁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들을 초기 단계에 집어삼키고 있다.

      '사고의 자유' 잠식하는 인터넷 대기업

      물론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주변 환경을 이용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광산 업체나 석유 기업이 물리적인 환경을 이용하는 데 그치는 반면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사회적 환경'을 착취하기 때문에 더 비도덕적이다. 인터넷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양식에 관여한다. 민주주의의 기능이나 선거에도 영향력을 미칠 정도다.

      영국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이 강조했듯이 '사고의 자유'를 확고히 지켜내는 데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에 나고 자란 세대의 경우엔 특히 쉽지 않은 일이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고의 자유가 부족하면 남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조종당하기 쉽다.

      인터넷 기업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미칠 여파로부터 사회나 사회 구성원을 보호할 의지도 의향도 없다. 결국 인터넷 독점 기업으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건 규제 당국뿐이다. 좋은 예가 유럽연합(EU) 경쟁위원회다. EU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법 판결을 받아내는 데는 7년 가까이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유럽에서는 인터넷 기업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제도화하는 속도가 빨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