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미국 수제맥주 창업이 고용 창출했다

    • 노아 스미스 스토니브룩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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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2.10 03:06

      [WEEKLY BIZ Column]

      노아 스미스 스토니브룩대 교수
      노아 스미스 스토니브룩대 교수
      최근 잡지 '애틀랜틱(The Atlantic)'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주요 산업이 포화상태가 되어 가는 가운데 수제맥주 산업은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수제맥주 산업이 고용하는 인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에만 12만8768명을 고용했다. 같은 해 수제맥주 판매는 6.2% 증가했고, 수출도 4.4% 늘었다. 미국의 '수제맥주 혁명'이 맥주의 품질과 다양성을 높여 질 좋은 맥주에 대한 소비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수제맥주 산업의 등장은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양조장이 많아지면 사회 전반에 부족했던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환경이 마련된다.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다. 소규모 맥주 양조장의 창업 비용은 125만달러(약 13억6000만원) 수준이고 집에서 만들면 더 적게 든다. 미국 정부는 수제맥주 산업의 성장에 기여했다. 대형 맥주 기업이 매장의 진열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유통회사에 선물이나 혜택을 주는 등의 행동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최근 일부 주(州)는 소형 양조장 탭룸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맥주를 판매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만들었다.

      필자는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정부 정책은 위험하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수제맥주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은 기존 산업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고, 창업을 장려한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소비자는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어 만족한다. 버드와이저의 시장 점유율이 줄었다고 해서 아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제맥주의 성공 사례를 다른 산업에서 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는 품질과 다양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제2의 수제맥주 산업을 찾아볼 수 있다. 창업 비용이 낮아야 하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지 않은 산업이어야 한다. 제품 자체가 단순하고 대규모 제조 인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야 한다. 식품·음료 산업에서는 현지에서 기른 건강한 식품인 '로컬 푸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등 비슷한 움직임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의류, 가구, 소품 등도 유력 후보다. 정부는 이런 산업에서 생겨난 작은 사업체를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하거나 대기업이 무조건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수 있다.

      수제맥주 산업은 중산층을 살리는 하나의 길을 제시했다. 정부는 더 많은 자영업자가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