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낡은 껍질 벗고 메트로가 부활한다, 뉴욕·라이프치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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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2.10 03:06

      [Cover story] City Renaiss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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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의 도시와 기업들이 낡은 도시의 육체를 바꾸고 새 숨결을 불어 넣는 도시 재생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위 사진은 뉴욕의 낡은 철로가 연 800만명이 방문하는 랜드마크 ‘하이라인’으로 변신한 모습. 아래 사진은 미국 디트로이트 재생 사업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입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그래픽=김현국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 첼시(Chelsea) 거리. 유명한 독립 화랑들과 휘트니미술관 등 예술공간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공유사무공간업체 위워크(WeWork)나 구글 뉴욕사무소 등 다양한 벤처기업들까지 몰려 있다. 하지만 이곳을 대표하는 상징은 단연 '하이라인 공원(the High Line)'이다. 버려진 고가 철로를 시민들 휴식공간과 명소로 탈바꿈시키면서 죽은 거리를 살리고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한, 도시 재생 사업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지상 10m 위 길이 2.33㎞ 공원을 거닐다 보면 양옆으로 뉴욕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 의자와 전망대도 있어 한가로이 책을 읽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도시 남녀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민간 주도로 성공한 뉴욕의 대변신

      1934년부터 기차가 주로 화물을 싣고 다녔던 이 철도 구간은 1991년 노선이 폐쇄되면서 점점 퇴락하기 시작했다. 철로 밑 지역까지 슬럼화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던 1999년 몇몇 시민이 '하이라인의 친구들'이란 비영리 법인을 만들어 이 폐철로를 재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들의 목소리에 유명인과 뉴욕시, 기업이 호응하면서 2009년 도심 속 흉물이 명물로 재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그 영향으로 시카고,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시드니, 파리 등에서도 폐철로 공원이 생겼고, 한국에도 건너와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서울로 7017)을 낳았다.

      하이라인 파크의 도전은 이제 2막을 향해 가고 있다. 하이라인 파크 끝자락인 허드슨 야드에 250억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해 초대형 '도시 속 도시'를 세우는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민간 주도 도시 재생 사업 규모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미국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KKR이 본사 이전을 약속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이어 타임워너, 로레알, 코치 등도 허드슨 야드행을 끊은 상태다.

      몰락한 제조업 중심지로 꼽히는 '모타운(Motown)' 디트로이트에도 도시 재생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있다. JP모건은 1억5000만달러(1630억원)를 투자, 자동차 산업 쇠락으로 망가진 디트로이트를 재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단발성 기부나 개발 형식이 아닌 도심지 재건 자금이나 소상공인·창업가의 사업자금을 대출해주거나 취업 훈련, 사업 자문 서비스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JP모건의 이런 노력은 일자리 1700여 개 창출, 100여 개 회사 창업이란 결실을 가져왔다. 다이먼 회장은 "디트로이트 모델을 점점 다른 도시로도 확대, 미국 제조업 도시 부흥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일 방직공장도 예술가 둥지로

      독일 작센주(州) 최대 도시 라이프치히에는 복합문화공간 '슈피너라이(Spinnerei)'가 활력소로 통한다. 원래 이곳은 라이프치히 면방적공장 건물. 1884년 설립, 1910년대까지만 해도 물레 24만 대와 200대가 넘는 방직기를 가동하면서 총 9만㎡ 20개 동 건물로 이뤄진 대규모 공장지대였다. 그러나 독일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1993년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후 한참 동안 빈민가처럼 취급되다 싼 작업공간을 찾아 모인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변신의 실마리가 잡혔다. 예술가들은 아예 외부 단체와 합작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2001년 공장 부지를 사들여 전체를 갤러리와 예술품 공방, 스타트업 사무실로 개조했다.

      도시가 고령화하면서 낡은 육체에 원기를 불어넣는 작업은 세계 주요 도시의 당면 과제이다. 문재인 정부도 5년간 50조원을 쏟아부어 전국 낙후 도시 500곳을 개조하는 도시 재생 뉴딜 사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시 재생은 단지 부동산 가격 상승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직접 새로운 문화와 산업을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정부보다 민간이 주도해 성공한 사례가 많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과 미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현장을 WEEKLY BIZ가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