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이미 美·日 제치고 … 우뚝 선 中 로봇 굴기

입력 2018.01.27 03:07

2013년에 이미 美·日 제치고 … 우뚝 선 中 로봇 굴기

중국의 '로봇 굴기(崛起)'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 로봇 전시관은 중국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출품 기업 36개사 중 20개사가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 최초 로봇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유비테크는 공항과 쇼핑몰 등에서 안내를 맡는 로봇을 선보였다. 2012년 3월 선전(深圳)에서 창업한 이 회사는 1000만 가구에 자사 로봇을 공급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텐센트가 4억달러를 투자한 곳이다. 작년 9월 '2017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에서도 중국이 서비스 로봇을 출품한 기업 중 90%를 차지했다. 중국 교육용 DIY(Do it yourself) 로봇 스타트업 메이크블록이 만든 레고 형태 로봇 키트는 이미 전 세계 2만 개 이상의 학교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코딩) 교육을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생산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1~11월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11만8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공업 생산 증가율 6.6%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중국 로봇 굴기는 산업용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동반 성장했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첸잔(前瞻)에 따르면 2010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8%에 그쳤다. 그런데 2013년엔 20.54%로 뛰어오르면서 미·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으로 등극했고, 지난해엔 이 비중이 34.85%까지 올라왔다. 15세 이상 노동 인구가 2012년부터 감소하면서 인건비 상승 속도가 빨라져 공장 자동화 수요가 늘어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고령화 추세와 아동 교육열, AI(인공지능) 기술 발전 등으로 서비스용 로봇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10억3000만달러에 달한 중국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2020년 2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5년 전인 2012년만 해도 3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시장이다.

다만 중국 로봇 기술 수준은 아직은 선진국에는 못 미친다. 2016년 중국에서 만든 산업용 로봇 중 67%가 외자(外資) 브랜드 주문 생산이었다. 하지만 미래는 다르다. 중국 가전 업체 메이디(美的)는 지난해 독일 최대 산업용 로봇 업체 쿠카를 인수하면서 로봇 굴기에 기치를 들었다. 2020년까지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형 로봇 기업을 3개, 로봇 산업단지를 5개 조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로봇 관련 국가 표준 시스템 60여 개를 제정하고 2020년까지 이를 100여 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중국 핑안증권은 "정부 지원, AI 등 기술 진보, 시장 수요 성장, 산업 전반 업그레이드 덕택에 중국 로봇 산업이 고속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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