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2%였던 포르셰 결합 불량 0% 목표 로봇 도입해도 일자리 오히려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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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1.27 03:07

      센서 달린 장갑으로 이상유무 자동 탐지 반품률 0% 목표
      한 라인에 여러 차종 배치해 직원 집중력 높여

      포르셰 라이프치히 공장에 가려면 V자형으로 생긴 고객센터를 지나야 한다. 주민들이 'UFO'라고 부르는 건물이다. 막상 공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컨베이어벨트가 분주히 돌아가는 풍경 대신 직원들이 작업 속도에 따라 커피도 마시고 대화도 하면서 공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흰 반팔 셔츠에 주황 멜빵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팀별로 바퀴를 장착하고 차체를 구성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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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로봇의 공존 독일 라이프치히의 포르셰 공장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모델로 꼽힌다. 포르셰 직원들이 차량에 부품을 장착하고 있다. /포르셰
      조립 작업장에서는 각 라인에 특정 차종(車種)만 줄줄이 이어져 나오는 게 아니라 다양한 차종이 무작위로 던져진 다음 완성돼 빠져나갔다. 스포츠카 파나메라에 직원들이 달라붙었다가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마칸을 조립하고, 그다음은 고급 SUV인 카이엔…. 이런 식이다. 조립을 맡은 직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집중하도록 고안된 작업 방식이다.

      폴크스바겐 고급차 브랜드인 포르셰는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에 본사가 있다. 라이프치히 공장은 지난 2002년 문을 열었다. 상대적으로 경제 기반이 부족한 구(舊) 동독 지역에서 지방 정부가 세제 혜택 등을 내걸며 공격적으로 기업을 끌어들인 결과다.

      그런데 공장을 주도하는 일꾼은 로봇이다. 그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까. 대답은 "예(ja)"였다. 해마다 직원을 신규 채용한 포르셰 라이프치히 공장은 현재 4000여 명이 다니고 있다. 요아힘 람라(Lamla) 포르셰 라이프치히공장 재무담당임원(CFO)은 "포르셰는 인간 직원 손길을 많이 거친 차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적극 홍보한다"고 말했다. 또 "로봇은 주어진 일을 하지만 인간은 생산 효율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결국 많은 직원이 있으면 더 나은 공장을 만드는 실행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포르셰는 지난 2016년 신기술 연구소인 포르셰 디지털랩을 수도 베를린에 설립했다. 제품뿐 아니라 작업, 생산 과정에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IT)과 과학기술을 접목할 방법을 연구한다. 현재 연구하는 신제품 중 하나는 직원이 자동차 부품을 조립할 때 착용하는 특수 장갑.

      마티아스 아우프-데어-마우어(auf der Mauer) 포르셰 디지털랩 연구원은 "출고된 차량 중 2%는 부품 결합 문제 때문에 반품된다"면서 "적어 보이지만 자동차업체에는 비용이나 브랜드 가치 면에서나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이 부품 결합만 완벽하게 이뤄져도 조립 결함으로 인한 반품률이 0%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특수 장갑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부품이 제대로 끼워질 때 생기는 진동을 장갑에 달린 센서가 감지해, 조립이 잘 되지 않으면 작업자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인간·기계 공존…평생 재교육받아야

      독일 기업인과 현장 전문가들은 "인간과 로봇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렵고 위험한 작업은 기계에 넘기고, 인간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스테판 람파(Lampa) 쿠카로보틱스 최고경영자는 "세계에서 가장 개발된 지역인 유럽연합(EU) 내에서도 해마다 4000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데, 그보다 낙후된 국가의 작업 환경은 말할 것도 없다"며 "로봇은 기본적으로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3D 업무를 대체하고, 인간의 작업을 보조하는 일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베르트 가우스(Gaus) 지멘스 수석부사장은 "과거 수많은 기술 혁신과 자동화는 그만큼 다양한 사업 기회와 일자리로 이어졌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기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갖춘 인재를 찾으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인간이 기계와 기술에 밀려나지 않기 위해 독일 산업 전문가들이 제시한 대책은 결국 교육이다. 가우스 부사장은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도 대학 때 배운 지식만으로 일하기 어렵다"며 "기업은 학교와 연계해 직원을 재교육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모든 근로자는 '평생 교육(lifelong education)'을 받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